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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사태 어디로]속타는 오바마, 전화 돌린 까닭은
메르켈·치프라스와 잇단 통화…그렉시트로 지정학적 위기 우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긴급회의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하고,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 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하고, “우리는 모든 당사자들이 건설적인 대화에 참여할 것을 계속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긴축 반대 결과가 나타나자,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할 수 있는 방식의 타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 날 회의에 새로운 협상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선 새 협상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하고, 미국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이 유로존 문제에 잇따라 미국의 입장을 밝히는 이유는 그렉시트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부를 뿐 아니라 지정학적 위기로 번질 것을 우려해서다.

최근 몇년새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에서 반(反) 유럽연합(EU)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그렉시트가 EU 분열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이 그리스에 긴축재정 수용을 압박하고, 5일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긴축반대 결과가 나타나면서 그리스 위기 사태 해결 문제를 두고 남유럽에선 반 독일, 반 EU 정서가 뚜렷하다. 이들은 독일 자본이 남유럽에서 ‘제4의 제국’을 건설하려든다고 반기를 든다.

특히 10월 총선을 앞둔 포르투갈, 11월 총선이 열리는 스페인에서 좌파 정당을 중심으로 EU의 긴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으로선 EU의 분열은 곧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결집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위기 의식을 크게 느끼고 있다. 실제 미국의 글로벌 경쟁 패권 상대인 중국과 러시아는 그리스 위기를 기회 삼아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그리스 정부가 요청하면 구제금융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내비치기도 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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