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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그리스 ‘양다리 걸치기’…건설 투자 보류하고 부동산은 사들이고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그리스 사태에 중국 투자자들이 ‘양다리 걸치기’를 하고 있다. 그리스의 대형 건설 투자에서 슬그머니 발을 빼는 동시에 부동산 시장에선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하이 본사를 둔 포선은 아테네 공항 재개발 사업에 80억달러(9조원)를 투자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포선은 애초 그리스의 성장을 기대해 아테네에 호텔, 주거단지, 쇼핑몰 등 대형 복합단지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그리스 경제 상황이 목표치에 맞지 않아 투자 계획을 취소했다.

그리스 유명 관광지 산토리니. [사진 =bodtur.com]

중국 관영 해운ㆍ항만회사 코스코홀딩스는 아테네 근교 피레우스 항구의 지분 51%를 매입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코스코홀딩스는 유럽 지역으로 가는 관문으로서 그리스 항구에 투자를 해왔다.

두 회사의 최근 발빼기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가 유럽 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우려해서다. 그리스는 중국 자본의 주요 투자처는 아니다. 하지만 그렉시트(Grexit)는 중국의 최대 교역지역인 유럽 경제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리커창 총리는 7일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하기를 희망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부의 자본통제로 그리스 은행들이 13일까지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지난달 29일(현지시간)수도 아테네에 있는 한 은행에서 시민들이 돈을 찾기 위해 줄 서있다.

중국 투자자들 일부는 그리스 위기에서 투자 호기를 노리고 있다. 특히 하락한 부동산이 중국 부호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중국 국제부동산 업체 주와이닷컴의 사이먼 핸리 공동최고경영자(CEO)는 “그리스는 제2의 디트로이트”라고 빗대면서 “시장에 급매물이 나오고 수요자는 할인하려든다”고 말했다.

주와이닷컴에 따르면 그리스 매물에 대한 관심은 6월부터 폭증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집계하는 구매 의향지수는 1년새 7배 뛰었다. 중국의 그리스 주택 투자는 EU 지역으로의 이민을 희망하는 수요와 맞물린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스 입장에선 중국은 6번째로 큰 교역국이다. 올들어 5월까지 양국 간 교역 규모는 1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5.7% 감소했다. 이 기간 중국의 대 그리스 투자액은 80만달러(9억원)으로 크지 않았다. 5월 현재 중국의 대 그리스 투자 총액은 13억달러이며, 투자는 주로 물류, 통신, 태양광에너지 등에 집중됐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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