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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 끝 그리스]커피 한잔도 부담…속수무책 청년실업에 그리스 떠나는 청년들
[헤럴드경제]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사는 아느게리스(22)는 명문대 출신이다. ‘국립 카포디스트리안 아테네대학교’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그는 현재 ‘백수’다. 그리스 디폴트 위기도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옷가게를 하는 부모에게서 용돈을 받아 쓰며 생활한다는 그는 커피 한잔도 부담스럽다. 1.5유로(약 1800원)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만나 점심은 1개에 2유로(약2500원)인 간단한 음식을 먹는게 그의 하루 일과다. 
[사진=그리스 시내 주택가 풍경]

그리스 재정위기로 청년들 태반이 ‘백수’가 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50%를 넘어서고 있다. 실업 앞에 학력도 소용이 없다.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 대부분이 전공과 관계없는 의류매장 등에서 일하고 있다. 아느게리스의 한 친구는 아테네에 위치한 의류매장에서 비정규직 시간제로 일하는데, 주 6일에 하루 8시간 넘게 일하지만 한달 월급은 400유로(약 50만원)에 불과하다. 추가 근무수당없이 12시간 일할 때도 있지만 불평할 수 없다. 이마저도 어렵게 얻은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자국에서 희망을 잃은 그리스 청년들은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청년은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며 “유럽 다른 나라에서 나중에 일자리를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아느게리스 또한 대학원을 다닌 후 다른 유럽 국가로 나가 취업을 할 생각이다.

하지만 해외 취업은 쉽지 않다. 영국 런던에서 대학을 다닌 일레나(24)는 대학 졸업 후 전공인 패션 디자인과 관련된 직장을 찾아다녔지만 몇개월 만에 포기하고 귀국해야 했다. 외국인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는)영국인을 채용했다. 내겐 기회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리스 청년들은 비관하지 않는다. 언젠가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낙관한다. 아느게리스는 “우리 세대에 책임이 있다. 우리 세대가 돈을 쓰는 데 익숙했다”면서 “그리스는 변해야 한다. 위기로부터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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