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지금 그리스는…종이ㆍ의약품 바닥, 외국돈도 환영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신문용지가 바닥나고, 병원에선 약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호텔에선 현금이라면 외화도 받기 시작했다.

그리스는 이미 정상국가의 모습이 아니다. 상점, 호텔, 병원, 신문사 등 곳곳에서 물자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달 29일부터 계속된 ‘자본통제’로 물품을 구입할 자금이 없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그리스 주요 휴양지 호텔과 식당, 슈퍼마켓에선 불가리아 화폐인 레프와 터키 리라화를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레프화로는 불가리아 국경 부근에서 식료품 등을 대량 구매할 수 있어서다.

반값 할인에 나선 그리스 시내 한 상점. [사진 =카티메리니]

관광업은 그리스 경제의 피를 돌게 하는 심장과 다름없다. 그런데 정부의 자본통제 가 시작되면서 관광예약은 전년 동기에 비해 30~40%가량 급감했다. 현금이 없으면 그리스에서 지낼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문사는 신문 발행에 필요한 용지가 부족해 지면을 줄였다. 아예 한시적으로 휴간한 신문들도 있다. 해외송금이 정지되면서, 용지를 구입하지 못해서다.

병ㆍ의원도 돈이 없어 의약품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그리스의 한 시민이 행인들을 위해 붙여놓은 신문을 보고 있다. [사진 =카티메리니]

영국 가디언은 그리스 국영병의의 정부 예산이 5년새 반으로 줄어 의료진 감원이 대거 이뤄졌는데, 최근 약은 물론 심지어 장갑, 거즈 등 필수용품까지 부족하다고 전했다. 특히 과거에는 국공립병원 환자는 주로 의료복지에서 소외된 난민과 외국인이었지만, 요즘엔 주로 실직상태의 그리스 인들이 찾고 있다.

사정이 좀 나은 중상층 이상 부자들은 아예 나라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주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한 난민들. [사진 =가디언]

현지 신문 카티메리니는 지난 8 일 전국 경찰서의 여권발급 신청자가 158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60%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여름휴가철 해외여행 수요에 국가파산 사태에 대비해 여권 취득을 서두른 결과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경제위기로 국경수비도 허술해져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온 난민들이 쇄도하고 있다.

유엔 집계로 올 들어 6개월간 그리스로 넘어 온 지중해 난민은 모두 6만8000명이다.월평균 1만100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 한주에만 레스보스섬에 9000명의 난민이 새로이 도착했다.

국경을 접한 터키와의 갈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조나단 이얄 이사는 “그리스와 터키 간에 국수주의 감정이 촉발돼, 역사적인 적대감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스는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오랜기간 받았고, 19세기 말, 20세기 초에는 두 차례나 전쟁을 치렀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