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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7%對23% 합병 운명의 키 쥔 국민연금과 개미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10일 오후 3시 개최 양사 합병 분수령
- 주총 참석률 70%시 삼성과 엘리엇 합병 성사와 반대 위해 각각 47%,23% 얻어야
- 외국인 의결권 대리행사기간 9일 끝나 일주일 동안 개미잡기 총력전
- 국민연금 11.21%, 개미 24.92% 캐스팅보트 가져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주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섰다. 합병에 반발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와 삼성은 각각 의결권자문기관과 법원의 지지를 발판삼아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변수가 대부분 제거되면서 운명의 키를 거머쥔 것은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사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투자위원회가 이날 오후 3시에 열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날 투자위원회에서 합병에 대한 찬반여부를 내부에서 정할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로 넘길지를 결정한다. 국민연금은 투자위 일정을 두고도 좌고우면하면서 이번 사안에 대한 막대한 부담감을 내비쳤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 (11.21%)다. 국민연금이 투자위원회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합병 향배가 갈릴 수 있다.


17일 열리는 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참석 주식 3분의 2, 총 주식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각각 얻어야 한다. 이번 합병에 대한 관심도를 감안해 참석률을 70%로 가정하면 삼성물산이 확보해야하는 우군은 총 주식 수의 47%가량이다. 엘리엇은 합병안 부결을 위해 확보해야하는 지분은 23%다. 주총 참석률이 80%대로 올라설 경우 53% 이상이 찬성해야 합병안이 통과된다.

현재 삼성 측 확실한 우호 지분은 KCC 지분을 포함해 19.78%이다. 삼성에 국민연금의 찬성의사가 절박한 이유다. 


재계에서는 국가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와 헤지펀드와의 대결 구도 등을 고려해 국민연금이 찬성의사를 밝혀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합병반대를 권고했지만 국민연금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합병 사안은 국가경제에 미칠 파장이 큰 만큼 국민연금이 거시적 관점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엘리엇의 주장대로 경제논리만 산술적으로 따져서 결정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투자수익 측면을 고려해도 국민연금이 제일모직의 지분(5.04%)도 보유한 만큼 합병을 쉽게 반대하긴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합병이 무산되면 주식 평가손실을 크게 볼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처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 모두를 가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의사도 주목받고 있다. 블랙록, 뱅가드, 아부다비투자청, 한국투신운용, 우정사업본부, NH투자증권 등 삼성물산 주요 주주 중 상당수가 제일모직 지분도 함께 보유 중이다.

향후 일주일동안 위임장 대결(Proxy fight)은 개미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외국인의 의결권 대리행사 시한은 지난 9일 끝났다. 삼성물산은 최고경영진부터 말단직원까지 총력전에 나섰다. 삼성물산의 지분 24% 가량을 보유한 소액주주 10만여명이 대상이다. 사실상 개미들은 국민연금과 함께 이번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이달 6일부터 팀별로 소액주주를 배정받아 의결권 위임 권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지난 8일 홍콩으로 날아가 해외투자자들을 설득했으며, 김신 사장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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