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 포럼-이영]여성벤처 육성을 위한 차별화된 지원이 필요한 이유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한국여성벤처협회는 17년 전인 1998년 여성벤처기업의 권익보호와 사회적 인식고양 및 여성벤처기업이 건실하게 성장 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1998년 16개로 시작한 회원사는 2015년 현재 1000여개에 육박하고 있다.

협회의 성장세와 비례해 전체 벤처기업 중에 여성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들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1만4015개 벤처기업 중에 3.5%를 차지하던 비율이 2014년 2만9910개의 벤처기업 중에 2393개로 8.1%로 증가했으며 올해 말 10% 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여성 벤처 기업의 매출액은 전체 여성사업체 대비 14.3배를 기록하고 있으며 5.4배의 고용 성과를 내고 있다. 법인형 여성기업과 비교 시에도 매출 38% 고용 32%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한마디로 여성벤처 기업들은 ‘고성장ㆍ고부가가치ㆍ고고용률’을 기록, 대한민국의 경제 견인체로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다.

그간 벤처 분야에서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했던 사업군은 전기, 전자, 통신 등 대기업과 협력 관계를 이루어 팀웍을 통해 성과를 내는 산업군이 대부분이었으며 이 분야는 남성들이 강세를 보였던 분야다. 하지만 지금은 ‘추격자(fast follower)’의 시대는 막이 내리고 창조 경제를 바탕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하는 시대다. 여성들도 이 분야에서는 남성에 뒤쳐지지 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준비된 여성 선수들이 경쟁에 나서기란 쉽지 않다.

한 예로 실리콘 밸리의 투자회사의 임원들을 상대로 최종 투자를 결정하는 조건에 대한 설문 조사를 본 적이 있다. 70%가 넘는 응답자가 CEO를 보고 결정한다고 대답했다. 벤처의 생리상 변수가 많고 이에 따른 리스크가 많기에 대표이사의 능력, 도덕심, 책임감 등을 보지 않을 수 없고 결국은 대표이사 한 사람에 대한 판단과 확신으로 투자를 결정한다고 했다. 필자는 협회장으로 취임 후 벤처케피탈 협회에 국내 여자심사역이 몇 명인지 문의 드린 적이 있다. 답은 ‘거의 없다’였다.

창업 초기 여성 벤처 CEO를 평가하기 위해 방문한 남자심사역이 어떤 방법으로 그 여성 CEO를 평가할 수 있을까?

남성들의 경우 보통 출신학교, 군 소속지, 고향, 전직장 등을 통해 체크한다. 하지만, 남성들과 달리 육아 문제로 경력단절 후 창업한 여성 벤처 CEO의 경우 서면 대면에서 승부를 걸어야만 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창업을 해서 투자가 원활하지 않을 때 판로 개척을 통한 매출 증대만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고생스럽게 창업한 제품을 가지고 고객사를 넓혀갈 때, ‘여고ㆍ여대ㆍ군미필’이 태반인 여성 CEO는 맨땅에 헤딩하는 일이 허다하다.

기본적으로 남녀 CEO의 출발점이 다르다. 우리 여성 벤처인들은 앞서 산에 오른 선배들의 수가 적고 기간이 짧다. 하지만 지금은 오를 능력도 열정도 갖춘 상황이다. 이대로 여성 인력들이 넘어지고 쓰러져 좌절하고 포기하게 만들 것인가?

이에 그녀들이 뛸 수 있게 향후 2~3년간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제도의 수립이 필요하다.

필자에게 평등이란 불평등한 요소를 선별해 일정 기간 차별적 요소를 투입해 균형을 이후는 과정을 동반한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이란 생각한다. 이제 우리 사회도 남성 벤처인들과 여성 벤처인들이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할 때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