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이란 핵 타결, 중동 특수와 북핵 돌파구 찾는 계기돼야
13년을 끌어온 이란 핵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이란은 핵 활동을 제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수용하는 대가로 지긋지긋한 경제와 금융 제재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 소식이 누구보다 반가운 건 이란 국민들일 것이다. 팍팍한 살림살이가 나아지게 됐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란 경제는 미국, 유럽연합(EU), 유엔의 3중 제재에 짓눌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와 일자리 부족으로 급격히 악화돼 왔다. 핵을 포기하고 경제적 실리를 택한 하산 루하니 이란 대통령의 결단이 돋보인다.

이란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다. 이란은 세계 최대 에너지 자원부국 중 하나다.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4대 산유국이다. 이제 이들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다시 큰 시장을 열릴 것이다. 이 과정에서 건설 플랜트를 비롯한 정유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여러 업종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더욱이 이란의 시장잠재력은 중동국가 중 사우디아라비아 다음갈 정도로 방대하다. 경제가 회복 징후를 보이면 자동차 전기전자 등도 수요가 폭발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로선 결코 놓칠 수 없는 호기다. 치밀한 전략으로 이 기회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

이란이 핵 개발 중단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된다면 우리로선 최선의 결과다. 물론 북한의 핵문제는 이란과는 그 성격이 달라 당장 변화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란은 핵을 무기화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경우 국제사회의 우려와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 차례나 핵실험을 마친 상태다. 더욱이 김정은 정권은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하고, 핵과 경제개발을 함께 추진한다는 노선까지 채택했다. 이번 이란 핵협상 타결로 북한이 내심 놀라기는 했겠지만 외견상 달라지는 건 없다는 얘기다. 미국 역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기 전에는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입장이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도 2008년 이후 중단됐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 지구상에서 핵 문제가 남은 곳은 북한이 유일하다.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고, 당근과 함께 경제ㆍ외교적 압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탄력적인 대북 정책과 주변국 설득에 더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이란 핵 타결과 관련 “북한도 하루 속히 비핵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외교적 수사로는 북한 핵 문제가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