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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劃을 긋지 말라
‘중견기업에서 제품 개발과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R&D 담당 부장입니다. 그런데 6개월 전 새로 들어 온 영업 담당 부장이 현장에서 불량제품에 대한 고객 클레임이 있을 때 꼭 오너가 주재하는 간부회의 석상에서 이를 터트려 가지고 저를 욕먹게 만듭니다. 부장끼리 해결할 수도 있는 일이고, 담당 분야가 달라서 라이벌도 아닌데 왜 굳이 그러는 걸까요?’

‘염구가 말하기를 선생님의 도를 즐기려 하나 역부족입니다. 공자가 이르기를 힘이 모자란 자는 중도에 그만두지만 너는 지금 스스로 선을 긋고 있다(今汝劃)’ - 논어에 나오는 구절이다.

제자가 ‘힘이 부족해서 스승의 도를 따라 가지 못 한다’고 겸손한 척 하는 것을 ‘네 스스로 선을 긋고 있을 뿐’이라고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다.

영업부장은 어디까지를 목표로 보고 있을까? 임원을 넘어 장차 CEO까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 고로 ‘영업만이 아니라 제품의 사양에도 관심이 있다’ - 이걸 회의에서 보여주려 하는 것이다.

고대 페르시아에서 전쟁 메신저라는 연락병이 있었는데 누구보다도 승전을 바랐다고 한다. 승전보를 가지고 가면 크게 환영받지만 패전보를 가지고 가면 마치 그가 패전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목이 잘렸기 때문인데, 이런 걸 연상효과라 한다.

임원이 되고 CEO가 되려면 어느 한 분야만이 아니라 회사 업무 전체를 안다는 연상효과를 오너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분야가 달라서 라이벌이 아니라고 보는 R&D 부장의 관점’은 한 수 아래인 것이다. R&D 부장도 더 큰 자리로 나아가려면 제품 개발만이 아니라 시장 즉 영업에도 관심이 있음을 알려야 한다.

직장 간부들이여!! 큰 뜻이 있다면 자신의 분야로만 선을 긋지 말라. 물론 섣불리 오지랖이 넓어서는 안 되지만 진정으로 회사 업무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야 임원의 자리가 보인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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