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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물산 발등에 떨어진 불 ‘주가방어’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과의 일전에서 완승을 거둔 삼성물산에 ‘주가방어’가 새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17일 주총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통과된 가운데 주식매수청구권이 마지막 고비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양사 주가는 합병주총 이후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5월 26일 합병발표일 수준보다 뒷걸음질친 상태다. 이에 양사는 주가 방어를 위해 총력전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이날 10시 10분 현재 지난 17일과 비교해 각각 2.42%와 1.96% 하락한 6만700원과 17만6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합병주총당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는 각각 7.73%, 10.39% 폭락했다. 이는 합병이 성사된 후 투자자들이 일제히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향후 문제는 주식매수청구권이다. 다음달 6일까지 양사 주가가가 10%가량 더 하락한다면 상당수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정당한 수준의 보상을 받고 나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다.

합병성사로 한숨 돌린 두 회사는 주가방어를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그룹에서는 지난해 과도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이 무산된 선례가 있다

업계는 삼성물산이 통합법인이 출범하면서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공격적인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도안 엘리엇과 분쟁으로 전력이 분산됐지만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확정되면서 뉴삼성물산 브랜드를 활용해 공공공사, 민간주택사업, 해외건설시장 등에서 수주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상 지주회사로 성장할 제일모직은 주주들에게 성장성 높은 신사업 가치를 꾸준하게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기 때문에 향후 성장성 높은 바이오사업 등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행할 것이고,주주들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양사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을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두회사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다음달 6일까지다. 양사의 합병 계약서에 따르면 양사를 합쳐 1조 5000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합병이 취소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삼성물산 5만 7234원, 제일모직 15만 6493원이다. 양사 주가는 아직까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보다 높다. 합병에 불만을 품은 주주라면 시장에서 매도하는 편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또 주주 누구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이 대량 행사될 가능성은 크진 않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주총에서 찬반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지난 2일부터 16일 사이 합병 반대 의사를 따로 통보해야한다. 즉 주식매수청구권이 1조 5000억원 가량 대량행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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