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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Global] 현금이 왕이다.
투자는 크게 두 가지다. 방향성과 변동성. 방향성에 베팅(betting)하든지, 변동성(volatility)을 활용하든 지다. 변동성 투자는 파생상품을 활용해야 하고, 지속적인 매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높다. 반면 방향성은 굳이 어려운 파생상품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고, 잦은 매매도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상대적 난이도는 낮은 편이다.

방향성을 확인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뜨거운 곳과 가장 차가운 곳을 살피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지금 가장 뜨거운 곳은 미국 나스닥이다. 에너지원은 구글, 페이스북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 하드웨어 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은 잠잠한 가운데 유독 소프트웨어 기업들만 뜨겁게 달아오른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란 하드웨어 혁신이 정체된 반면 소프트웨어 혁신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이라도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해야 할까?

지난 17일 기준 시가총액 4680억 달러(539조원)인 구글의 지난 해 매출과 순이익은 555억 달러 129억 달러다. 시총 2667억 달러(307조원) 페이스북의 지난 해 매출과 순이익은 125억 달러, 50억 달러다. 주가수익비율(PER)로 구글은 31배, 페이스북은 88배나 된다.

지난 해 206조 매출에 2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낸 삼성전자 시총은 180조원이다. PER은약 10배다. 애플도 매출액 규모는 삼성과 비슷하지만 이익률이 2.5배에 달하는 덕분에 시총은 860조원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다. 그래도 PER로 따지면 12배 정도에 그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아무리 유망하다지만, 좀 지나쳐 보인다. 불과 얼마전 중국 증시 상장사들의 PER이 높다고 지적하던 해외언론이 구글과 페이스북에는 너무 관대하다. 중국보다 훨씬 선진화되고, 안정적인 시장이라지만, 실적의 뒷받침 없이 기대감만으로 오른 주가는 쉽게 꺼질 수 있다. 가을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도 예고돼 있다. 부담스럽다.

가장 얼어붙은 시장은 금 시장이다. 5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금이라면 열광하던 중국이 금을 내다팔고 있다. 금에 대한 집착인 강한 인도인들도 증시로 몰려가고 있다. 경기부진으로 금의 산업수요는 정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되면서 금의 인플레이션 위험회피(hedge) 기능은 퇴색했다. 투기적 가수요도 사라지면서 금은 이제 그냥 원자재 취급을 받고 있다. 원유나 구리 등에 비해 산업재로서의 쓰임새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용 금 수요는 재활용 만으로 충분한 수준하다고 한다. 금붙이 좋아하는 신흥국 경제가 살아나던가, 인플레이션 공포가 전세계를 엄습하지 않는 한 금값이 랠리를 나타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결국 지금은 현금이 왕이다. 오른 자산은 팔고, 인기 없는 자산에서는 손을 뗄 데다. 이왕이면 강해지는 화폐, 달러나 엔이 낫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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