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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조선·해운·건설업 부실, 해외 과당경쟁이 한 몫
조선을 비롯해 해운, 건설 등 해외 수주산업의 부실이 심각하다. 대우조선해양의 손실에서 드러난 조선업계의 적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해양조선 등 조선 3사는 올 상반기만 4조원대의 천문학적 규모의 적자를 냈다. 반기당 영업이익이 조 단위를 기록했던 5~6년 전과는 전혀 딴 판이다. 문제는 저유가 등으로 글로벌 발주여건이 악화되고 이전에 수주한 해양플랜트의 추가 손실을 피할 수 없어 부실이 더 커질 것이라는데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자발적 구조개편 유도” 방침을 밝힌 것도 이같은 심각성을 반영한 것이다.

조선업과 맞물린 해운업계 역시 부실의 늪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컨테이너 운임 하락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의 실적 부진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리스 채무불이행 사태까지 겹치면서 2분기 영업 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초대형 선박을 앞세운 가격경쟁까지 심화돼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외 건설수주에 목마른 건설업계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글로벌 물량 급감에 대형프로젝트의 적자가 속속 불거지면서 숨을 몰아 쉬는 분위기다. 상위 100위권 업체 중 이미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등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업체가 20여개에 이른다. 업체 당 많게는 수조원대에 달하는 해외 부실을 털어내지 못해 몇 년째 악전고투중이다. 극동건설 등 한때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대형업체들이 ‘떨이 매각’에도 임자를 못 찾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의존도 높은 산업의 부실은 저유가로 인한 발주 감소가 주요인이다. 올 5월까지 세계 선박 발주규모는 전년 대비 3분의 1, 해외건설 역시 절반수준으로 급감했다. 중동, 유럽의 불안으로 사업환경이 극도로 악화된 탓이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해외프로젝트 수주를 둘러싼 국내업체들간의 고질적 과당 경쟁 탓이 크다. 우선 따내고 보자는 식의 수주 경쟁과 무분별한 저가수주가 엄청난 손실 유발과 함께 경영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구조조정 압박에 앞서 업계내 자율조정 분위기부터 만들어야 한다. 오너들이 직접 나서 건전 입찰 풍토를 조성하고 구조조정을 직접 지휘해야 한다. 부실이 발생하면 국민의 혈세인 공적 자금이 투입되고 고용 등 경제사회적 파장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정부의 사전 관리 감독과 지원이 중요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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