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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벤처기업들 뜬다, 실리콘밸리같은 성장환경 만들어져야…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제2의 구글, 페이스북을 꿈꾸는 유럽 벤처기업들이 늘고 있다. 과거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산실이었다면 최근 유럽에선 ‘슈퍼셀’(Supercell), ‘스포티파이’(Spotify)같은 기업들이 유럽 엔젤투자의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다만 유럽만의 폐쇄적이고 강력한 규제가 기업에 대한 투자와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니얼 에크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동안 실리콘밸리만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지 않았던 유럽 기업들은 상당수가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 IT 기업에 흡수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덴마크인 야누스 프리스와 스웨덴인 니클라스 젠스트룀이 2003년에 설립한 인터넷 영상통화 서비스 스카이프(Skype)다. 스카이프는 2005년 이베이(eBay)에 26억달러에 팔렸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대기업에 자회사로 흡수되기보다 당당히 독립된 기업으로 남아 벤처투자자들의 투자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증강현실 및 영상인식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업체인 블리파(Blippar)의 경우가 그렇다. 2011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블리파는 1년 전 15억달러 규모의 합병계약이 논의됐으나 설립자인 암바리시 미트라는 합병을 포기했다. FT에 의하면 블리파의 현재 기업가치는 15억달러, 지난 3월엔 벤처캐피털(VC)사인 퀄컴벤처스로부터 4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슈퍼셀 및 클래시오브클랜 로고. [사진=슈퍼셀]

이밖에 스웨덴 음원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는 지난 6월 5억2600만달러를 포함, 11억달러를 투자받았고 모바일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을 개발한 핀란드 업체 슈퍼셀엔 16억달러의 투자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유럽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투자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다우존스 벤처소스에 따르면 유럽 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 2010년 40억달러에서 2014년 77억5000만달러로 2배 급증했다. 올해 1분기(1~3월) 투자액은 25억달러를 넘어섰고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와 대결하기엔 투자규모에서 아직 큰 차이를 보인다. 전미벤처캐피털협회(NVCA)에 의하면 지난 5년간 미국 벤처캐피털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모두 960억달러였다. 연평균 190억달러 가량이다. 그리고 같은 기간 이들 벤처캐피털사들은 1600억달러를 쏟아부었고 실리콘밸리에 들어간 돈만도 700억달러에 달했다. 단일 기업만 봐도 일례로 투자자들은 택시앱 업체인 우버에 59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슈퍼셀 및 클래시오브클랜 로고. [사진=슈퍼셀]

유럽 각국의 강력한 규제도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유럽 규제당국은 자국 업체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구글, 우버, 애플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반독점, 조세회피, 개인정보 관리문제를 엄중 단속하고 있다. 또한 강력한 자료보호법 등이 유럽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해 긍정적이라는 평가까지 내리고 있다. 그러나 유럽 VC들은 유럽 벤처기업들의 실리콘밸리 흡수를 늦출뿐이지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VC인 마크 틀루즈 망그로브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인들이 미국인보다 더 나은 기업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꿈같은 것”이라며 “우리 문화엔 이런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규제라도 통일하자며 ‘디지털 단일 시장’(digital single market)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지적때문에 이미 지난 5월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디지털 단일 시장과 관련한 안을 제출하면서 택배부터 온라인 소매업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입법 개혁을 추진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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