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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WTO의 무관세 추가 합의, ‘IT수출 2.0’ 轉機돼야
한국 수출에 모처럼 희소식이 찾아들었다.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가운데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52개국이 정보기술(IT)분야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기술협정(ITA) 협상을 통해 201개 IT제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기로 최종 합의한 것이다. 1996년 체결된 ITA를 확대한 것으로 19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철폐협정이다. 이번 협정으로 무관세 혜택 품목은 203개에서 404개로 늘어나 1조달러(약 1100조원) 규모의 IT시장이 새로 열리게 됐다. IT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한국으로서는 수출에 활로를 여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추가 개방되는 201개 품목은 올 하반기 국가별 관세철폐 기간을 정하기 위한 별도의 협상을 거쳐 내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남은 협상을 통해 관세 기간의 단축과 협정의 조기 발효가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ITA 합의 효과’는 1996년 1차 협상 타결 이후 한국 수출의 비약적 성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IT 제품 수출액은 협정 발효 전 262억달러에서 지난해 1370억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ITA 2차 협상에는 TV·카메라·모니터 부분품, 기타 광학용품, TV카메라·비디오카메라 등 우리 업계가 경쟁력을 가진 품목들이 상당수 추가돼 고무적이다. 이들 제품군의 수출액은 2013년 1052억 달러(무역흑자 381억 달러)에 달해 무관세 수출 혜택을 보게 되면 교역액과 흑자 규모를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과의 교역 여건이 좋아지는 게 큰 수확이다. 지난 6월 정식 서명된 한·중 FTA에서 관세인하 대상이 아니었던 ‘양허 제외 품목’ 25개가 무관세를 적용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방은 늘 ‘양날의 칼’이다. ‘광속으로 발전한다’는 IT 부문에서 과거의 성취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중국은 ‘샤오미 열풍’에서 보듯 무섭게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국내에 상륙한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는 ‘대륙의 실수’로 불리며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미국도 제조시설 회귀정책으로 IT 경쟁력을 회복 중이다. 일본과 유럽은 기술 우위를 점하면서 엔·유로화 약세로 가격경쟁력까지 겸비하며 한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자칫하다간 차이나파워의 가격경쟁력과 일본ㆍ유럽의 품질과 기술력에 낀 ‘넛 크래커’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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