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27일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a2’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조정 배경에 대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수익성이 작년보다 대폭 개선되고, 차입금도 줄어 재무건전성이 1∼2년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11조원에서 올해 6월말 9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무디스는 이 회사의 차입금이 앞으로 1년 6개월 안에 7조5000억∼8조 원 수준으로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무디스는 이익감소 등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aa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불과 반년 만에 이전 등급으로 다시 상향 조정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에 신용등급을 회복하게 된 것은 정철길 사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 및 재무구조 재편 작업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SK에너지의 포항물류센터를 40억원에 매각했고, 일본 타이요오일 지분 전량을 92억원에 넘겼다. 또 SK인천석유화학과 SK에너지는 공장부지와 물류센터 부지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초엔 페루 천연가스 수송법인인 TgP(Transportadora del Gas de Peru) 참여지분을 2억5100만달러에 매각하는 등 비핵심자산 매각 및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 회사는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12조9983억원, 영업이익 9879억원의 실적을 올려 수익성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1% 감소했지만 영업손익은 425억원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로 전환한 셈이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실적기준 사상 두번째 기록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분기(3212억원) 대비로는 207.6% 증가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분기 영업이익 최대치는 지난 2011년 1분기의 1조3562억원이다.
이처럼 실적이 개선된 것은 석유사업의 정제마진이 좋아진 데다 화학사업 주요 제품 스프레드의 강세 등 시황이 호조를 보이고,유가 안정으로 인해 재고 관련 손실이 소멸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신증설 공급 물량 확대 등으로 인해 석유 정제마진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수익구조와 사업구조 혁신을 추진해 세계 경기 회복 지연 등 구조적인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생존기반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