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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통화가치 ‘날개없는 추락’
中증시·달러·원자재 동시악재…태국·印尼 등 통화가치 최저
달러는 올해만 20% 치솟아…신흥국 금융위기 재현되나 우려



‘슈퍼달러’가 신흥국 외환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이른 경고가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 폭락, 원자재 가격 급락이 전세계 경제를 뒤흔들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이번 중국 증시 폭락이 신흥국 외환 위기의 전조라는 해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머니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중국 경제 우려 점증, 원자재 가격 붕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9월에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 위기가 한꺼번에 닥치면 18년 전 태국에서 촉발해 아시아 전체로 번진 신흥국 외환위기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외환시장의 충격은 주식과 채권 등 다른 금융자산 시장으로 번진다. 이 때문에 외환시장은 국제금융시장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 기능을 한다.

이 날 외환시장에서 태국 바트화 가치는 6년만에 최저인 달러 대비 34.9로 떨어졌다. 말레이시아 링깃, 인도네시아 루피도 약 20년만에 최약이다. 브라질 헤알도 이 날 12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브라질 국채 등급을 투기등급 직전까지 내몰고 있다. 멕시코와 남아공 환율도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러시아 루블, 콜럼비아 페소, 호주 달러, 노르웨이 크로네 등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대부분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최근 원유,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급락에 직격탄을 맞은 충격이다. JP모건 신흥국통화지수는 1999년 이래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면 달러는 지난 3월에 40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이후에 더 올라 1년 새 20%나 가치가 뛰었다. 과거 1980년대 초 강달러는 중남미 부채 위기를 초래했다. 1997년에는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경제 위기를 촉발시켰다.

강달러가 되면 신흥국에 있던 투자금이 선진국으로 이동하게 된다. 영국 최대 펀드회사 가운데 하나인 애버딘자산운용은 최근 9분기째 신흥국 투자금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이탈로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경쟁력은 높아지지만 수입 물가는 오르고, 부채비율이 높은 나라의 경우 빚 부담이 커진다. 태국은 10년 장기 오토론과 신용대출이 지난해 4분기 802억달러로 2009년 이후 사상 최대다. 그런데 통화가치 하락의 수혜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 경제는 최대 에너지 사용국인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는 증시 폭락으로 다양한 경제위험이 부상하고 있다. 원자재 구매도 눈에 띄게 줄었다.

강달러를 더욱 심화시킬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신흥시장에서 투자금 이탈이 시작될 것이라며 ‘긴축발작(양적완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될 때 일어나는 충격)’을 경고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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