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버지 뜻 거스른 신동빈 주총서 해임할 것”
신동주 前부회장 인터뷰 전문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동원해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한 이유를 밝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30일 신동주와의 단독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 1월 말에 롯데 홀딩스 직무에서 해임된 이유는?

▶내가 진행했던 투자 건이 예산을 초과하고 회사에 손해를 줬기 때문이다. 손해는 수억 원 정도였지만, 신동빈 씨와 츠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이라고 생각되는 이가 왜곡된 정보를 아버지에게 전달, 직권 해제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 해임을 통보받았을 때는 어떤 상황이었는가?

▶12월 중순에 매월 영업보고를 아버지 사무실에서 진행하던 때였다. (아버지가) 화가 나서 어떤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그만둬라”고 말씀하셨다. 다음날, 츠쿠다 씨가 일본에서 “상무이상 5명의 임원은 한국에 가 달라. 회장(신격호)의 말씀이 있을 것이다.”고 지시했다.

회장의 말씀이 있었지만, 좀처럼 (나를) 해임한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 같았고, 조바심이 난 고바야시 다다시(小林 正) 전 전무가 “신동주씨를 해임한다는 이야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고 운을 띄워 “그렇다”는 식이 된 것 같다.

회장은 한번 생각을 굳히면 어떤 이야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성격이다. 그래서 츠쿠다 씨에게 옳지 않다고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주 1~2번 만나 설명했다. 전혀 들어주지 않는 상태였지만, 5월에서야 “사실은 이런 것이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이번에는 반대로 신동빈 씨를 해임하려고 하고 있다.

▶7월에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츠쿠다 씨가 공적이 있는 이사 등 9명을 1년 사이 그만두게 했다, 아버지가 이에 분노, 7월 3일에 직접 해임을 지시했다. 그런데 다음주, 츠쿠다 씨는 보통처럼 출근했다.

신동빈 씨도 중국 사업을 비롯해 한국 롯데의 실적을(아버지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신동빈 씨가 한일 두 곳 모두의 경영을 맡는다는 신문 기사가 나왔지만 아버지는 전혀 몰랐다. 그래서 18일 신동빈 씨에 대해 일본 롯데 그룹 직책에서 해임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신동빈 씨는 아버지 얼굴도 보지 않고 그만 두지도 않았다. 아버지가 무시당한 것에 분노, “내가 직접 지시하겠다”며 일본을 찾았다.

- 27일 도쿄 롯데본사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가.

▶(아버지 신격호 회장을 제외한) 6명의 이사 해직 및 집행 임원 4명의 선임 인사를 발령했다. 아버지가 퇴근하신 후, 취소되어버렸지만....

롯데의 인사는 창업 이래 회장이 전부 결정해왔다. 이번 건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지시도 있었다. 인사는 보통 구두였으며 서류에 사인을 하는 사례는 드물다.

회장은 일관되게 그 사람들(신동빈 등)을 쫓아내야한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엇다. 그래서 일본에 직접 와서 밝힌 것이다. 내가 무리해서 회장을 데려올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무도 그렇게 할 수 없다.

- 신동빈 씨는 당시 신격호 회장을 만나지 않았는가?

▶27일에도 사내에 있었던 것 같지만 아버지 호출에 오지도 않고 방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 신동빈 씨가 있는 방 앞에 갔는데, 신동빈 씨는 방문을 잠그고 아버지 호소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 신격호 회장은 92세의 고령이다. 건강 상태는 어떠한가?

▶1년 반 전쯤에 골절 수술을 했다. 일시적으로 휠체어를 탔지만 지팡이로 걸을 수 있다. 경영자로서의 판단능력은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나를 해고한 이후, 신동빈 씨도 “회장의 판단이다”고 말했다. 한일 회사 양 측에서 회장의 판단을 바라고 있다.

- 일본 롯데의 경영진은 왜 신동빈 씨 측에 선 것인가?

▶츠쿠다 씨가 오래 전부터 있었던 토박이 임원들을 모두 쫓아내고 자신이 올린 사람들로 바꿔버렸다. 우리는 제조업체이지만, 지금 공장 업무를 담당하거나 공장 관련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사가 한 명도 없다. 뭔가 문제가 발생했을때 중요성을 바로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요즘 식품 제조업체는 단 한 건의 사고만 나도 무너지는 시대다. 기술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가을에 과자 신제품을 내야하는데 롯데 개발이 막혀있어 거의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제조업체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투자하지 않으면 혁신 상품은 나오지 않는다. 투자를 결정해야 하지만 은행 출신의 경영진이 들어선 후 실패를 아예 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바뀐 것 같다. 그러면 누구나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없다. 디자인과 신제품도 결정 하지않고 기계도 살 수없는 상황이 되고있는 것 같다 “

- 신동주 씨는 일본, 신동빈 씨는 한국이라는 분업 경영방침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나는 원래 그럴 생각을 하고 있고, 불필요한 참견을 하거나 사업에 손을 대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신동빈 씨는 달랐던 것 같다.

-하지만 신동주 씨가 불문율을 깨고 한국 롯데제과 주식을 사고 지분율도 올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해가 있다. 그것은 회장의 지시였다. 2013 년 쯤 아버지가 회사의 주식을 사라고 말씀하셨다. 신동빈 씨에 대항하여 주식의 지분율을 늘리려 고 한 것은 아니다

- 주주 총회를 열고 행동에 옮기는 것은 언제인가.

▶가능한 빨리는 생각하지만 이사회의 결의가 없으면 할 수 없다. 총회에서는 이사의 교체를 건의한다.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회사가 33 %를 가지고 있다. 나는 2 %에 못 미치지 만 32 % 이상의 직원 지주회(우리사주)를 합치면 3 분의 2가된다. 신동빈 씨는 롯데홀딩스의 지분이 나보다 적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