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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하호호’ 장기렌터카 잘나가네~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모(40)씨는 2011년부터 렌터카를 이용하고 있다. 쏘나타 LPG 모델(당시 가격 1636만원)을 빌렸는데 초기 계약기간(3년)이 끝나고 1년을 연장한 상태다. 한달 렌트비용은 3년간 월마다 47만원이었지만, 계약 연장 이후에는 32만7000만원으로 떨어졌다.

10년 넘은 중형 세단을 몰았던 박씨의 계산법은 이랬다. 한달 대여료 47만원(선수금ㆍ보증금 포함)에서 이전 보유차량 보험료 매달 10만원, 월평균 재산세 3만원, 기존 차량 감가상각비 7만원 정도를 빼면 27만원. 여기에 LPG 사용으로 연료절감효과 월 3만원, 이전 차량 노후화에 따른 수리비 5만원 등을 감안하면 매달 20만원 내에서 새 차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박씨는 “유가하락으로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연료절감 효과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주유비에서 매력이 있다”며 “중고차 시세가 일반적으로 5년이 지나면 신차 가격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효율적인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기렌터카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과거 법인 중심에서 개인 소비자로 빠르게 영토를 넓히고 있다.

국내 최대 렌터카 브랜드인 롯데렌터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장기 렌터카 사업은 연평균 16.3% 고속성장했다. 특히 신차 장기렌터카는 2010년 1689대에서 올해 5월 2만6059대로 15배 넘게 커졌다. 전체 장기렌터카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9.5%에서 올 5월 26.9%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빌려타고 언제든 원하면 차를 바꿔 타겠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신형 K5 MX 1.7 디젤

세금ㆍ관리ㆍ정비 ‘3無’=장기렌터카는 최소 12개월에서 최대 60개월까지 일정 정도의 대여료를 내고 이용하는 차량을 말한다. 공장에서 막 나온 새 차를 탈 수 있고, 색상이나 선루프 등 옵션도 선택할 수 있다.

장기 렌터카의 최대 장점으로는 편리성과 경제성이 꼽힌다. 개인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취득ㆍ등록세나 재산세 등 각종 세금이 들지 않고 건강보험료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월 대여료에는 차량 이용료와 보험료, 소모품비, 정비 서비스 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 차량 유지ㆍ관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사고가 나거나 차에 문제가 생기면 렌터카 업체가 알아서 처리한다. 수리기간에는 동급 차량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보험료도 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장기렌터카는 차량 운행이 잦은 바쁜 직장인이나 차량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초보 운전자에게 만족도가 높은 편이란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장기렌터카는 목돈 마련이 힘든 운전자나 차량 교체 시기가 짧은 운전자에게 유용하다. 취득ㆍ등록세와 공채 비용 등이 빠져 초기 비용이 저렴하고, 중고차 시세 걱정이 없어 언제든 원할 때 새 차로 바꿔 탈 수 있다.

이밖에도 일반인이 타기 힘든 LPG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SK렌터카 관계자는 “준중형 이상 LPG 차량을 이용하면 20% 내외의 주유비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LGP차량은 계약 종료 후 인수가 불가능하다.

▶‘최고인기’ 신형 K5 견적 내보니=실제로 국내 유수 렌터카 업체에서 신형 K5 MX 1.7 디럭스(가격 2570만원ㆍ내비게이션 등 옵션 추가) 견적을 내봤다.

서울에 사는 26세 남성의 가족한정 운전 기준으로 할 때, 초기 비용은 773만원(차값의 30% 보증ㆍ선납금)으로 할부구매(988만원)보다 215만원 저렴했다.

월 납부비용은 54만원. 여기에는 보험료, 세금, 정비 등 유지비, 관리비가 포함돼 있다. 36개월 계약 종료 후 615만원을 내면 타던 차를 자기 명의로 인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년 후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지금 할부구매하는 것보다 장기렌터카로 이용한 후 인수하는 것이 100만원 가량 싸다”고 말했다.
현대차 쏘나타 2.0 터보

▶‘ㅎ’번호판 단점ㆍ보험료도 따져야=장기렌터카의 단점은 일반 번호판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장기렌터카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기존 ‘허’ 번호판 외에도 2013년 3월부터 ‘하’, ‘호’ 번호판이 추가돼 개인 고객의 장기렌터카 시장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보험료도 변수다. 보험사들은 장기렌터카 이용 후 자동차 보험을 다시 들면 처음 가입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무사고 운전으로 상당한 할인 혜택을 받은 운전자라면 손해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전경력이 길고 사고이력이 거의 없거나 신차를 빨리 바꾸고 싶은 욕심이 없는 소비자들에게는 장기렌터카보다 신차 구입이 더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cheon@herlado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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