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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역사상 최고부자 ‘로스차일드家’ 250년의 비밀은...‘콩코르디아(협력)’ 정신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윤현종ㆍ김현일 기자] 가족기업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건 결국 ‘가족’이다. 가족간 다툼없이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해외 사례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세대마다 지독한경영권 분쟁을 반복되는 부자가문도 있지만, 선대가 이뤄낸 명예와 부를 잃지 않기 위해 가족끼리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인 가문들도 많다.
 
개개인의 욕심보다는 가족간의 화목과 기업가의 후손으로써의 자긍심을 택함으로써 명문가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는 것이다. 역사상 최고 부호 가문으로 꼽히는 로스차일드(Rothschild)가문이 대표적이다. 가족의 숫자는 많아졌지만 중요한 순간에 이들은 연대하며 가문의 위상을 지켜왔다. 

던컨 일가 가족사진. (왼쪽부터) 삼녀 대니, 장녀 란다, 댄 던컨, 부인
▶ 던컨家 억만장자 4남매, 유산 균등분배로 ‘평온’=미 석유재벌 중 한 명이었던 댄 던컨(Dan Duncan) 엔터프라이즈 프로덕트 창업자는 2010년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거액의 유산을 남겼다. 당시 포브스가 집계한 그의 자산만 90억달러(한화 약 10조5000억원)에 달했다. 큰딸 란다(Randa)부터 27살의 막내아들 스콧(Scott)까지 1남3녀는 아버지의 유산을 정확히 4등분했다. 이듬해 사남매는 억만장자 리스트에 동반 입성했다. 자산도 각각 31억달러로 똑같았다. 

생전의 아버지 댄은 ‘사업 성공의 열쇠는 모두를 승자로 만드는 것’이라는 나름의 신념을 갖고 있었다. 아버지의 생각대로 네 자녀들은 유산을 똑같이 나눠 가지며 모두를 승자로 만들었다. 4년이 지난 지금 던컨 일가로부터 여전히 어떠한 잡음도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개개인의 자산이 51억달러(약 6조원)로 불어났다. 회사 경영에 직접 가담하지 않는 네 자녀들은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살아가고 싶어한다. 이마저도 언론은 생전의 아버지와 똑같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르토노 일가. 로버트 부디 하르토노(왼쪽)와 마이클 밤방 하르토노 형제
인니 담배부호 형제, 합심해 죽은 아버지 회사 되살리기도=인도네시아의 하르토노(Hartono) 형제도 아버지의 담배회사 ‘자룸(Djarum)’을 물려받은 상속자들이다. 하지만 형제가 승계받을 당시 회사의 상황은 암울했다. 1963년 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회사가 처참히 무너진 데다 얼마 안돼 아버지까지 세상을 떠났다. 위기는 형제를 똘똘 뭉치게 했다. 결국 22살의 형 부디(Budi)와 동생 밤방(Bambang)이 그 해에 함께 회사 경영을 맡게 됐다. 이들은 가업을 지키기 위해 곧바로 최신식 기계를 사들이고, R&D센터를 건립하는 등 재정비에 나섰다. 

형제가 힘을 합친 결과 자룸은 현재 세계 5위권 담배회사로 다시 태어났다. 형과 동생의 자산도 각각 84억달러(약 9조8000억원), 80억달러(약 9조3000억원)로 인도네시아 부호순위 1, 2위에 나란히 올라 있다. 우리나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산 77억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형제는 인도네시아 최대 민영은행인 ‘뱅크 센트럴 아시아’와 쇼핑몰 겸 호텔인 ‘그랜드 인도네시아’ 까지 함께 보유하며 여전히 두터운 우애를 유지하고 있다.

1967년 로스차일드 일가의 모습.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로스차일드가 5세 엘리 부부, 알랭 부부, 기 부부, 알랭 부부의 아들 에릭, 엘리의 아들 나타니엘.
로스차일드家 250년 최대 유산은 ‘콩코르디아(협력)’=역사상 최고의 부호가문으로 꼽히는 로스차일드(Rothschild)가는 250년째 명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 뒤엔 라틴어로 협력을 뜻하는 ‘콩코르디아(Concordia)’ 정신이 자리잡고 있다. 콩코르디아는 로스차일드가의 지주회사 이름이자 가문의 문장에도 새겨져 있다. 가문을 일으킨 마이어 암셀(Mayer Amschel)이 화살에 빗대어 다섯 아들에게 단결을 강조한 사실도 유명하다. 문장의 방패에 새겨진 5개의 화살도 ‘하나로 묶여 누구도 부러뜨릴 수 없는 강한 형제’를 뜻한다.
 
로스차일드 일가 문장

이후 로스차일드가 형제들은 위기 때마다 서로를 도왔고, 조카들도 다섯 형제가 그랬던 것처럼 연대하며 금융재벌가의 위상을 유지해왔다. 특히, 창업자가 남긴 다음의 유언은 가문 전체를 지배하는 핵심가치이기도 하다.

‘흩어지면 번영은 끝날 것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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