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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롯데는 저리가라’...배다른 형제간 ‘진흙탕 경영권분쟁’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ㆍ민상식ㆍ김현일 기자] 1968년 31세의 폴란드 여성 ‘바시아’는 단돈 100달러만 들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우연히 세계적인 화학업체 존슨앤존슨그룹의 상속자 J. 스워드 존슨 시니어(John Seward Johnson I)의 집에서 하녀로 일하게 됐다. 이후 1년 만에 존슨 시니어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염문을 뿌렸다.

존슨 시니어는 1971년 두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8일 만에 바시아와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존슨 시니어는 76세, 바시아는 34세였다.
바시아는 존슨앤존슨 상속자의 미망인으로 유명한 바바라 피아세카 존슨(Barbara Piasecka Johnson) 여사다.

1983년 존슨 시니어가 숨지면서 재산 대부분인 5억달러(한화 약 6000억원)를 바바라 여사에게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상속에서 제외된 전처의 자녀 6명은 재산 상속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자녀들은 바바라가 늙고 병들어 판단력이 흐려진 존슨 시니어를 위협해 자신에게 유리한 유언장을 쓰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바바라 여사는 남편이 탐욕스러운 자식들에게 신물이 나 유산을 주지 않은 것이라고 맞섰다.

1986년, 3년여의 법정 다툼 끝에 바바라는 3억달러를 상속받아 무일푼의 하녀에서 ‘현대판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창업자 일가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가족경영 기업의 경우 창업주의 재혼이나 삼혼, 사혼으로 인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많다. 창업주가 사망하거나 경영에서 물러날 경우 경영권 승계나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계모와 배 다른 형제간의 갈등이 커진다. 이들은 더 많은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법정 소송전도 불사한다.

특히 이런 족벌경영에 따른 가족 분쟁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기업에서 자주 일어난다.
실제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가족경영 기업은 전체 상장기업 수의 절반과 주식시장 가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카오 도박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지노 왕’ 스탠리 호(何鴻桑) SJM 홀딩스 회장은 네 명의 부인(첫째 부인 클레멘티나 사망)과 17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2009년 7월 뇌수술을 받은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스탠리 호가 2011년 자신이 갖고 있는 지분 중 절반을 셋째 부인 이나 찬(陳婉珍)에게, 나머지 절반은 둘째 부인 루시나 램(藍瓊纓)의 자녀 5명에게 배분할 것이라고 밝히자, 넷째 부인 안젤라 렁(梁安琪)과 다른 자녀들이 반발했다.

결국 네명의 부인과 17명의 자녀들은 31억달러에 달하는 스탠리 호의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이같은 가족 분쟁을 보다 못한 스탠리 호가 “재산을 둘러싼 가족들 사이의 갈등을 법정으로 가져가고 싶지 않다”고 밝힌 이후, 가족들은 재산 균등 분배에 합의했다.

대만 최대 석유화합업체 포모사그룹도 창립자 왕융칭(王永慶)이 사망하자 4명의 부인 사이에 낳은 자녀 12명이 상속재산을 놓고 분쟁을 벌였다.
맨손으로 시작해 거부를 일궈낸 왕 회장은 2008년 10월 사망했다. 왕융칭은 생전에 “돈은 하늘이 내게 잠시 빌려 준 것일 뿐”이라며 재산의 사회 환원 의지를 밝혔지만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숨져 유서를 남기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2222억대만달러(약 8조20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서로에게 상속권이 있다고 주장해 고인의 사회환원 의지가 무색해지자, 유족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졌다. 이후에도 상속 분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하얏트호텔 체인의 소유주인 미국 프리츠커 집안의 경우에도 3세대 상속자 로버트 프리츠커(Robert Pritzkerㆍ마몬그룹 창업자)의 배다른 자녀들이 재산 분쟁으로 법정 싸움을 벌였다.
2002년 프리츠커 가문의 4세대 상속녀이자 로버트의 막내 딸 리즐(당시 18세)은 자신의 아버지 및 배다른 형제와 사촌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리즐은 로버트의 두 번째 아내의 딸이다.
로버트와 두 번째 아내는 1989년 이혼했고 두 번째 부인이 양육권 싸움에서 승리해, 리즐은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이혼 이후 로버트는 리즐의 신탁펀드를 첫째 부인 자식과 사촌들에게 분배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에 발끈한 리즐은 자신과 친오빠 매튜에게 돌아가는 1억6000만달러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다. 리즐과 매튜는 자신들의 몫이 10억달러가 돼야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3년간의 법적공방 끝에 2005년 합의 후 리즐 남매는 각각 5억달러의 상속을 받을 수 있었다.
하얏트호텔체인 등 60여개의 사업체와 부동산을 소유한 프리츠커 가문의 자산은 290억달러로 평가된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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