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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수美 100%, 왕자와 공주 보여줄게요”
“일본 팬분께서 보내주신 선물이 발레단 사무실에 와 있다고 문자가 왔어요. 이따 받으러 가야해요”

유니버설발레단의 강민우(26)는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른바 ‘발레돌’이다. 일본팬들은 선물 공세는 물론 그가 출연하는 공연을 보러 바다를 건넌다.

강민우는 무대 위에서 군무를 추고 있어도 눈에 띄는 꽃미남인데다 탄탄한 실력까지 갖춰 인기가 높다. 그는 오는 14일~16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데지레 왕자로 출연한다. 상대역인 오로라 공주의 심현희(23) 역시 상큼한 외모와 탄탄한 테크닉을 겸비한 신예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 출연하는 다섯 커플 중 가장 어린 커플이다. 지난 4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생기발랄한 왕자와 공주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012년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 때는 파랑새역을 맡았어요. 예전에 ‘호두까기 인형’에서도 쥐 역할을 하다가 나중에 왕자를 했어요. 이번처럼 사람이 아닌 역할을 하다가 사람 역할을 하게 된 경우가 많아요”(강민우)

매년 공연하는 ‘호두까기 인형’을 제외하고, 강민우가 전형적인 왕자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솔리스트인 그는 올해 ‘멀티플리시티’, ‘그램 머피의 지젤’ 등에서 활약을 보인 덕에 이번에 주역을 맡게 됐다.

심현희 역시 유니버설발레단의 기대주다. 심현희는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하기 전부터 ‘호두까기 인형’의 주인공 클라라역을 맡았다. 지난해 코르드발레(군무)로 입단해 올해 드미 솔리스트로 승급하더니 이번에 주역까지 꿰찼다.

“지금도 많이 긴장되고 걱정이 되요. 관객들을 이끌어갈 카리스마도 필요한데 아직은 보완할 것이 많아요. 그래도 오로라 공주 다섯명 중 가장 어리니까 순수하고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심현희)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차이콥스키 3대 발레로 꼽힌다. 발레리나에게는 고난도의 테크닉에다 강인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작품으로 유명하다.

“제목과 달리 오로라 공주는 잠깐 잠들 때 빼고 계속 춤을 춰요. 잠든 와중에도 환영신을 통해 왕자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춤으로 보여줘야 해요. 1막에서는 발랄하다가 3막 결혼식 장면에서는 우아함을 드러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감정 연기도 필요하죠”(심)

발레리나에게는 힘든 작품이지만 관객들의 눈은 즐겁다. 관객들은 웅장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동화 속 왕자와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화려함을 만끽할 수 있다.

“데지레 왕자가 마녀 카라보스를 물리친 다음, 무대가 어두워졌다가 웅장한 성이 등장해요. 저는 객석에서 그 장면을 봤을 때 ‘우와’라고 소리를 쳤어요. 무대가 정말 아름답고 근사해요”(강)

이처럼 화려한 무대 위에서 두 사람은 길고 가느다란 팔과 다리로 우아하게 공기를 가르며 날아오른다. 둘 다 길쭉한 다리 길이를 자랑하지만 사실 발레에는 적합하지 않은 체형이라고 말했다.

“원래 안짱다리를 교정하려고 발레를 시작했어요. 발레에서는 발을 바깥쪽으로 향하게 서는 것이 기본 동작이니까요. 그러다 안짱다리 교정은 잊어버리고 발레의 재미에 빠져들었어요”(심)

“어릴 때 몸이 약해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발레를 시작했어요. 다리가 일자가 아니라 O자형이라 무릎이 잘 안펴져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어요. 지금은 제가 가진 다른 장점들을 활용해 단점을 최대한 감춰보려고 노력 중이예요. 지방이나 근육이 몸에 잘 쌓이지 않는 체질이라 웨이트트레이닝도 따로 하고 있어요”(강)

두 사람 모두 체형을 교정하거나 체력을 기르기 위해 시작한 발레가 직업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 수석무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무용수로 성장했다. 평소에는 장난기 많은 20대지만 발레 이야기를 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했다.

“영국 로열발레단의 마리아 넬라 누네즈의 영상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가 갖고 싶은 기본기, 테크닉, 연기력을 다 가진 발레리나예요. 어릴 때부터 발레 밖에 안 했는데 지금 수영도 배우고 있고 뮤지컬 등 다른 공연도 많이 보려고 해요. 경험이 많아야 발레도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요”(심)

“드라마 ‘킬미힐미’에서 다중인격자 지성의 연기를 보면서 ‘연기를 저렇게 잘하는 비결이 뭘까’ 생각했어요. 저도 앞으로 발레를 통해 악역도 해보고 비극도 해보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싶어요”(강)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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