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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세계 1등 여성 IT 부호, 故 스티브잡스 부인은 어디에 돈을 쓰는가.
-로렌 파월 잡스 23조원 자산으로, ‘포브스’ 여성 IT 부호 1위
-에머슨 콜렉티브 통해 다양한 교육 스타트업 ‘익명’ 투자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ㆍ김현일 기자]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지 4년. 그의 아내 로렌 파월 잡스는 남편이 물려준 재산으로 세계 45위 부호에 올랐다. 그가 상속받은 애플과 디즈니 주식은 ‘잡스 패밀리’를 198억 달러(23조300억원)의 부유한 가문으로 만들었다. 그는 IT 부문에서 세계 1위 여성 부호기도 하다.

때문에 그가 어느 곳에 돈을 쓰고 있느냐는 세간의 관심사다. 최근에는 4400만 달러를 주고 ‘말리부 저택’ 을 구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로렌 파월 잡스

그러나 로렌을 그저 돈을 많이 물려받은 그저그런 ‘부호의 아내’로만 설명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로렌은 오래 전부터 교육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일종의 ‘기부’다. 투자 방식은 좀 독특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것이 그만의 방식이다. 20여년 전부터 익명으로 기부해온 故 스티브 잡스의 방식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기부할 곳을 파고 들었다가는 신분 노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뉴욕타임즈가 로렌 파월 잡스에 대한 보도 당시, 로렌과 일대일 멘토링을 통해 대학까지 졸업한 여학생의 인터뷰를 다뤘다. 그는 때때로 자신을 만나 따뜻한 말을 건네고 이메일을 주고 받던 금발 아줌마 로렌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중 한 명인 잡스가(家)의 로렌인 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저소득층 가정의 청소년이 대학을 졸업할 수 있도록 돕는 이 프로그램은 1997년 로렌이 직접 공동 설립한 비영리 교육재단 ‘컬리지 트랙(College Track)’이다. 컬리지 트랙은 가족 가운데 첫 대학생이 되길 원하는 10대를 지지하는 곳이다. 파월 잡스가 직접 10대를 상담하고 있으며, 설립 이후 줄곧 재단장을 맡고 있다. 학생 개개인은 고교 입학 전부터 대학 졸업 시까지 10년간 지원을 받으며, 이 프로그램 참여자의 90% 이상이 대학에 입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머슨 콜렉티브(출처:홈페이지)

‘친절한 로렌 아줌마’는 유독 교육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이 많다. 특히 그가 회장으로 있는 에머슨 콜렉티브(Emerson Collective)는 ‘기회가 모두에게 열려있기를’ 목표로 한다.

에머슨 콜렉티브가 투자한 주요 교육 벤처 중 한 곳은 ‘알트 스쿨(Alt School)’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이 회사는 그간 1억3300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았다. 투자자 가운데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투자회사 ‘앤더슨 호르비츠’(Andreessen Horowitz)가 포함돼 있다.

알트 스쿨은 지역 사회 내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교육을 돕기 위한 ‘마이크로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브루클린과 팰로 알토 두 군데에 위치한 마이크로 스쿨 캠퍼스는 150명의 학생들을 수용하고 있다. 이 곳의 교사는 아이들 개개인에 맞춰 교육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 참여자라면, 조건없이 장학금도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투자처는 ‘니어팟(Nearpod)’이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일종의 플랫폼인 이 앱은 교사가 강의 자료를 올려놓으면, 학생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등으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이 앱을 통해 공부를 하는 동안 교사들도 실시간으로 접속해 질문을 받거나 퀴즈를 내는 등 수업을 이끌어갈 수 있다. 2012년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한 이 스타트업은 이미 200만명 가까운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로렌 잡스는 ‘프레쉬그레이드(FreshGrade)’란 이름의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는 부모와 선생, 교육 행정가들을 위한 것으로, 협업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슬랙(Slack)’과 비교되곤 한다. 슬랙은 이메일과 메신저, 소셜미디어, 웹하드 등 업무와 연관된 여러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을 한 곳에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프레쉬그레이드 역시 이와 비슷하게 운영된다. 교사들이 교실 수업 진행 과정이나 학생들의 발표, 포트폴리오 자료들을 비롯해 성적까지 기록과 관리를 한 곳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잡스 부부는 부호들의 기부 서약 단체인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사인을 거부해왔다. 때문에 ‘인색한 부호’로 일컬어지곤 했다. 그러나 로렌의 ‘익명 기부’ 릴레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세간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로렌의 교육 스타트업 투자가 ‘알트 스쿨’이나 ‘니어팟’, ‘프레쉬그레이드’ 등 몇몇 곳에만 이뤄졌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는 없다. 늘 ‘익명을 전제로’ 투자하는 그의 속성상 더 많은 잡스표 기부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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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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