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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수요집회서 80대 남성 분신…중화상 입고 치료
[헤럴드경제]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관련 수요집회에서 80대 남성이 분신을 시도해 3도 화상을 입고 치료중이다.

광복을 사흘 앞둔 12일 낮 12시 40분께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8월 14일)을 맞이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주최한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가 진행되는 중 최현열(81)씨가 갑자기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집회 장소 뒤쪽 제일모직 건물 앞 화단에서 최씨가 분신하자 집회 참가자들이 달려들어 물과 플래카드, 소화기 등으로 불을 껐다.

당시 약 2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행사 추모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최씨는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수액치료 중이다.

최씨를 진료한 양형태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교수는 환자 상태에 대해 “현재 전신의 56%에 화상을 입은 상태이고 이 중 40% 이상이 3도 화상”이라며 “몸 안으로 염증이 진행하면서 파고들어갈 수 있어 이틀 후 죽은 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최씨가 고령인 데다 화상이 중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슴과 팔다리 등 상반신과 특히 목과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은 최씨는 현재 의식이 없으며 폐 기능이 많이 약화해 기계 호흡기를 건 상태다.

최씨는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에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신한 자리 인근에 있던 붉은색 가방에서 최씨의 신분증과 성명서가 발견됐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최씨는 성명서와 함께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에서 대한민국 재단에 불타는 마음을 바치고 나라 살리는 길을 걸어가기로 결심했으니 뜻을 이해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광주지역 민간단체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후원회원으로 활동해왔으며,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재판이 있을 때마다 법정에서 재판을 지켜보고 할머니들을 격려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씨의 아버지는 일제시대인 1932년 6월 ‘영암 영보 농민 독립만세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는 등 항일독립운동을 했지만,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지는 않았다고 최씨가 활동했던 시민모임 측이 설명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매달 1∼2회 정대협 수요시위 참석을 위해 상경했던 분”이라며 “조용하던 분인데 (분신을 하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성명서를 포함한 최씨 소지품을 가족들에게 전달하고 분신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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