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일본 오키나와현 인근 해상에 미군 헬기 1대가 추락해 7명이 다쳤다.

일본 제11관구 해상보안본부에 따르면 12일 오후 1∼2시께 오키나와현 우루마시 이케이지마에서 남동쪽으로 약 14km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미 육군 소속 ‘UH60’ 헬기가 추락했다.

헬기에 타고 있던 17명이 모두 구조됐지만 그 중 7명이 다친 상태다. 헬기는 해상에 있는 함정에 내려앉는데 실패하면서 추락했다.

이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오키나와현 주일미군 후텐마 기지를 현내 헤노코 연안으로 이전하는 정부 방침을 수용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오키나와를 방문 중이었다. 공교롭게도 현지 주민 다수가 반대하는 미군기지 현내 이전을 관철하기 위해 정부 요인이 오키나와를 찾은 날 미군기지의 위험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 것이다.

오는 13일은 주일미군 헬기가 오키나와 국제대학 구내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지 11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미군기지에 대한 오키나와인들의 반발은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군기지 반대 운동을 이끌고 있는 아시토미 히로시 헬기기지반대협의회 공동대표는 “관방장관의 오키나와 방문에 맞춰 미군이 ‘오키나와에 기지를 집중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연출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오나가 다케시 오키나와현 지사는 이 사고에 대해 “기지 근처에 사는 사람에게 큰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미국 측에 신속한 정보 제공과 원인 규명, 재발방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일 양국 정부는 주택가 주변에 위치해 주민들의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현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데 1996년 합의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합의사항을 여태 이행하지 못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나고시 시장 선거, 11월 오키나와현 지사선거, 12월 중의원 선거 등에서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 여론이 확인된 가운데, 공사를 강행하려는 아베 정권과 그에 반대하는 오키나와 사이에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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