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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포 자정작용 이용…암세포만 제거하는 치료법 나왔다
동물 실험에서 정맥 주입을 통해 siRNA 전달체가 암조직에 선택적으로 전달됨을 보여주는 형광 이미지.[사진=KIST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몸속 세포의 자정 작용을 유도해 독성 없이 암세포만 제거하는 유전자 치료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안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책임연구원과 장미희 연구원은 세포의 특정 유전자를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간섭 RNA(siRNA)’를 이용해 암세포 치료와 청소를 동시에 수행하는 물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세포가 몸속의 나쁜 단백질을 스스로 없애기 방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어 향후 항암 치료에 적용되면 효과가 클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포에서 RNA가 특정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는 ‘RNA 간섭’이라고 하는데 이를 모방해 인공으로 합성한 것이 siRNA다. 세포에서 유전자 발현을 억제시켜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반면 독성이 높은 합성물질을 만들어 면역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키고 암세포만 골라 작용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 연구진은 siRNA에 물과 섞이지 않는 콜레스테롤 분자를 결합해 혈액을 통해 안정적으로 표적 암세포까지 전달되는 분자 막인 RNA 폴리머를 만들었다. RNA 폴리머를 둥근 공처럼 접어 혈액 속에 주사했고, 또 RNA 압축기술을 이용해 밀도를 10배 이상 높여 몸 안에서 잘 돌아다닐 수 있는 크기인 나노미터(㎚ㆍ1㎚는 10억분의 1m) 입자로 만들었다. 이 RNA 폴리머는 각종 효소의 공격에도 살아남았다.

이렇게 만든 siRNA 약물은 정맥 주사를 통해 몸 안에 들어가면 암세포까지는 약물을 전달하고, 암세포에 도착하면 약물로 바뀐다. 안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암세포 발생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하는 siRNA를 만들 경우 표적 항암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전자를 활용한 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난 6일자로 게재됐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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