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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2조원 부호 ‘300억대 피카소 그림’ 밀반출하다 덜미, 왜?
-억만장자 하이메 보틴이 1977년 사들인 300억대 피카소 그림
-해외로 팔려고 하자 ‘국가 보물’이라며 스페인 정부가 반대
-요트로 몰래 빼돌려 스위스로 판매하려다 프랑스 세관에 적발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 기자]지난달 31일 프랑스 세관은 자국 내 코르시카섬에 정박한 영국 요트를 급습했습니다. 스페인에서 스위스로 국가 보물을 반출하려한다는 제보를 입수한 후였습니다.
 세관은 요트에서 작품 하나를 찾았습니다. 스페인에서 국가 보물로 지정돼 국외 반출이 금지된,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회화 작품 ‘젊은 여자의 머리’(Head of a Young Woman)였습니다.

파블로 피카소의 유화 ‘젊은 여자의 머리’

피카소가 1906년 검은 긴 머리카락의 젊은 여성을 그린 이 작품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스페인 국가 보물입니다. 굳이 가격을 따지자면 2500만유로(한화 약 320억원)가 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 작품은 스위스 구매자에게 판매되기 직전에 세관에 적발이 됐습니다.
작품의 소유주는 스페인의 억만장자 은행가 하이메 보틴(Jaime Botinㆍ79)입니다. 그는 스페인 대형 은행인 산탄데르 창업주의 손자로 2004년까지 산탄데르은행의 부회장직을 역임했습니다. 개인 자산은 17억달러(한화 약 2조원)에 이릅니다. 

하이메 보틴(79) 산탄데르은행 전 부회장
  
그가 작품을 구입한 시기는 1977년입니다. 당시 런던아트페어에서 소장용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럼, 국가 보물로 지정된 작품을 해외로 밀반출하려던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작품의 주인 하이메 보틴이었습니다. 프랑스 세관이 급습했던 당시 그는 요트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요트를 소유한 영국 회사의 주주입니다. 자신과 관련된 회사의 요트를 이용해 작품을 스위스로 반출하려고 한 것입니다.

사실 그는 작품을 팔기 위해 스페인 정부와 지난 3년간 법정 공방을 벌여왔습니다.
보틴은 2012년 12월 이 작품을 경매업체인 크리스티를 통해 영국 런던에 옮겨 판매하겠다고 했으나, 스페인 문화부가 “스페인에 비슷한 작품이 없다”며 반대했습니다.
보틴은 이 결정에 불복해 제소했으나 스페인 법원은 지난 5월 “국보 가치를 지닌 이 작품을 어떤 경우에도 스페인에서 갖고 나갈 수 없다”고 정부 손을 들어줬습니다.
결국 소송에서 패하자 보틴은 요트를 이용해 그림 밀반출을 시도했습니다.

스페인으로 돌아온 작품 '젊은 여자의 머리'

2조원대 자산을 가진 그가 법을 어기면서까지 굳이 피카소 작품을 팔려는 이유는 뭘까요.
아직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대신 몇 가지 추측은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피카소의 작품이 사상 최고가로 팔리는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값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시기에 맞춰 최고가로 작품을 판매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실제 지난 5월 피카소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은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1억7900만달러(약 2100억원)에 팔렸습니다. 이 작품구매자는 카타르 왕족인 카타르 전 총리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거물급 미술품 수집가인 하이메 보틴이 어느 정도의 가격에, 스위스에 위치한 누구에게 이 작품을 팔려고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보틴은 현재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또 다시 법정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외 반출이 적발된 이후 보틴의 변호인은 “이 그림이 해외에서 그려졌고 1997년에 영국에서 구매했기 때문에 스페인이 국외 반출을 금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밀반출됐던 해당 작품은 지난 12일 스페인으로 돌아와 마드리드 소재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에 전달됐습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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