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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이용해 반도체 만든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유독성이 강한 유기용매 대신 물을 이용해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로 개발됐다. 디스플레이와 이미지 센서 제조에 친환경 기술로 활용될 수 있어 관련 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대 정대성 교수와 경상대 김윤희 교수 등으로 이루어진 연구팀이 유기용매 대신 물을 이용해 친환경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23일 밝혔다. 미래부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자지원)과 원천기술개발사업(글로벌프론티어사업)으로 수행된 연구로 결과를 담은 논문은 재료분야 세계적인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 19일자에 게재됐으며, VIP논문으로 선정돼 표지로 게재될 예정이다. 또 연구 결과는 ‘비이온 계면활성제를 포함하는 콜로이드 조성물 및 이의 제조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특허출원됐다. 

국내 연구진이 물을 이용해 반도체를 제조하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이 유독성의 유기용매 대신 비이온성계면활성제를 활용해 유기반도체를 물에 녹이는 과정을 설명한 그림이다.

새로 개발된 기술은 고체인 유기반도체를 디스플레이 기기에 쓰이는 다이오드로 제조하기 위해 액화시킬 때 유기 용매 대신 물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탄소와 탄소화합물로 만들어진 유기반도체는 현재 주로 쓰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가볍고 유연하며 적은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해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기 등에 활용되고 있다. 유기반도체로 다이오드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고체인 유기반도체를 녹여서 필름(박막)으로 성형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때 필요한 것이 용매다. 그런데 현재는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유기 용매가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용매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 계면활성제를 활용하면 반도체를 물에 녹일 수 있음이 밝혀졌으나, 이 때 활용한 이온성 계면활성제는 반도체 박막 형성 후에도 내부에 잔류해 전하 이동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기존 계면활성제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비이온성 계면활성제’를 새로운 구조로 개발, 박막 형성 후에 잔류되는 문제를 없애고 전하의 흐름을 유지시키는 데 성공했다. 즉 비이온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유기반도체를 물에 분산시킴으로써, 물로부터 고성능 유기반도체 박막을 제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정대성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초로 물을 활용한 고성능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디스플레이와 각종 이미지 센서 등의 제조에 친환경 기술로 접목될 수 있어 산업계로부터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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