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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더 커진 중국發 ‘신흥국 경제위기’가능성 주시해야
‘차이나 쇼크’가 세계 금융시장을 공황 상태로 몰고 가는 현상이 만성화되고 있다. 중국 증시는 24일 ‘블랙 먼데이’를 재연하면서 또 다시 세계 증시를 초토화시켰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49% 폭락했다. 8년 반 만의 가장 큰 낙폭이다. 그 영향으로 일본(-4.61%), 대만(-4.83%), 홍콩(-5.17%)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한국도 25일 장중 한때 1800선이 위협받았고, 전날에는 코스피가 2.47% 하락하며 2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앞서 지난 주말에는 잘 버티던 미국 중시마저 3% 넘게 하락했다.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에 따른 증시 폭락 파장은 아시아에만 미치지 않고 신흥국 통화와 원자재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는 17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고, 남아공 란드화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당 원화 가격도 1199원까지 올라 5년 만에 최고치다. 전 세계 경제 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체온계’로 여겨지는 구리 가격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40달러를 밑돌았다.

문제는 중국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연내로 예정된 금리 인상과 맞물리게 되면 신흥국 시장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이후 일주일 새 신흥국에서 58억76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그 전주 순유출액의 2배 수준이다. 아시아 신흥국에서 유출된 자금만 41억2400만달러로, 그 전주의 2.6배다. 특히 한국은 이달 19일까지 최근 4주간 빠져나간 돈이 14억6200만달러로 유독 많다. 지금의 상황이 1997년 위환위기 때와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어 불길한 조짐이다. 당시에도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1994년)→미국의 금리인상→신흥국 자금이탈→태국 한국 등의 외환위기 순서였다. 이런 상황에서 신흥국 중 한 곳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위기감은 증폭될 것이다.

중국발 신흥국 경제위기로 최근 4년 연속 지속됐던 교역액 1조달러 시대가 올해는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힘을 얻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환율, 수출 등 경제운용 전략을 새로 짜지 않으면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출 원톱’의 경제구조로는 파고를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진만큼 내수를 키우는 실효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위기를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기회로 전환시킨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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