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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3수 SK텔레콤, 뭘 노리나?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SK텔레콤이 또 다시 금융 시장에 진출한다. 10여년 전 지금의 ‘페이’류에 해당하는 모네타, 이후 SK하나카드에 이은 금융업 3수인 셈이다.

국내 통신 시장에서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확고한 물리적 시장 지배력을 가진 SK텔레콤이, 차세대 플랫폼이자 수익성 높은 플랫폼인 ‘금융 플랫폼’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SKT 가입자도 잡고 해외도 진출하고 ‘1석2조’ 전략=SK텔레콤은 26일 첨단 ICT 기술 등 보유 R&C(Resource & Capablity)를 바탕으로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융과 ICT의 결합으로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다.

SK텔레콤이 2002년 선보인 휴대폰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 ‘모네타’ 시연 모습. 지금 유행하고 있는 ‘애플페이’나 ‘삼성페이’를 이미 13년 전에 상용화 한 것이다. 하지만 단말기 한계와 소비자들의 모바일 결제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모네타 서비스는 막을 내렸다.

SK텔레콤은 모네타와 카드 동업을 통해 이미 확보한 다양한 금융 노하우, 또 2800만개가 넘는 방대한 개인 통신 정보와 이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능력(R&C)을 앞세웠다. 이동통신이라는 물리적 플랫폼에서 다진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차세대 금융 플랫폼 시장으로까지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회사측은 “국내 대표 ICT기업으로서 기존 28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및 연계 플랫폼 등 앞선 ICT 기술력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와 이익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금융대출과 차별화된 중금리 대출 등으로 해외 시장 확장 효과도 기대했다. 내수용이라는 통신 플랫폼 시장의 한계를 넘어, 국경이 없는 금융 플랫폼을 바탕으로 과거 해외 진출의 실패를 씻어내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과거 통신업을 기반으로 미국과 중국 등에 직접 진출했지만, 통신 시장 특유의 국경 장벽을 넘지 못하며 철수 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특징은 기존 은행과 달리 ICT와 결합됨으로써 관련사업의 혁신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SK텔레콤은 기존 2800만 가입자 기반 빅데이터 및 최첨단 ICT 기술력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과거 모네타, M-Bank 등 금융 관련 비즈니스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컨소시엄 운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플랫폼 장악을 통한 통신 영역의 영향력 강화도 SK텔레콤이 기대하는 효과 중 하나다. 회사는 “SK텔레콤이 추진중인 생활가치 플랫폼과의 접목 및 기존 고객 대상 차별화된 가치와 이익(Benefit)을 제공함으로써 가입자 이탈방지(Retention) 효과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재, 카드 넘어 직접 은행으로=SK텔레콤은 이번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SK하나카드 지분과 사업 전략에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생긴, SK하나카드 내 SK텔레콤 지분 변화와 이에 따른 매각설이 시장에 돌았음에도, 아직까지 지분을 유지하며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향후 ‘선택과 집중’을 위한 금융 관련업의 변화는 예상된다. 이번 컨소시엄에 SK텔레콤, NHN엔터테인먼트, 옐로금융그룹 등 ICT기업은 물론,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등 금융기업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SK텔레콤이 참여한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고객이 돈을 쓰고, 돈을 모으는 모든 생활영역을 포괄하는 서비스 은행”을 추구한다.

대출, 개인맞춤형 자산관리, 결제 등의 부분에서 실제 소비자들의 효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새로 만들어질 인터넷 은행으로 금융 관련 사업의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경우, SK하나카드 뿐 아니라 시럽 등을 통해 유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자회사들과 업무 영역 교통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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