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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전창협> 9월이 왔다
‘885-8577’

전화번호가 아닌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정규시즌 성적이다. 꼴찌를 도 맡아 했던, 롯데의 암흑기다. 2002년 10월 19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 한화와 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69명에 불과했을 정도다. 메이저리그 감독출신인 제리 로이스터가 지휘봉을 잡으면서 롯데의 흑역사가 끝났다. ‘No Fear’를 앞세운 그는 만년 하위팀 롯데를 기적처럼 3년 연속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한국 야구 첫 외국감독의 선임을 진두지휘한 것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었다.

올해 롯데는 신통치 않다. 만년 하위팀 ‘엘롯기(LG 롯데 기아)’와 함께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5위와 3게임차로 쳐진 8위여서 포스트시즌이 가물가물하다. 마침 신동빈 회장이 자이언츠를 챙기기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지금 시야에서 사라진 듯 보이지만, 롯데 경영권 분쟁을 본 국민들의 눈은 여전히 싸늘하다. 9월 롯데가 극적으로 가을야구에 진출, 롯데그룹이‘자이언츠’가 될 초석을 닦을지 관심사다. ‘신은 부산에 최고의 야구 팬과 최악의 야구팀을 주셨다’는 얘기가 사라질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조상제한서외(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외환)’.

외환위기 전까지, 은행을 부를 때 순서였다. 9월 첫날 외환은행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한때 엘리트들만 다닐 수 있는 직장이었고, 외국 나가기가 힘들었던 시절 외환을 취급한 유일한 은행으로 자부심이 강했던 그 외환은행이 ‘KEB하나은행’의 영문이름으로 남게됐다. 2015년 9월 1일, 영원할 것 같던 메이저은행들 모두가 역사로 묻힐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은행의 역사가 M&A(인수 합병)의 역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커진 덩치 만큼 비례해 은행들이 경쟁력을 갖추게 될 지가 포인트다. 시중은행이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 지는 시점에서 새로 출범한 KEB하나은행은 세계 일류 금융회사의 도약을 얘기했다. 이제는 글로벌시장에선 ‘삼성’같은 은행은 왜 없는 지에 대한 질문에도 답을 해야 할 시점이다.

9월 위기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위태하다. 증시폭락은 이를 상징한다. 여기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9월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흥국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외국인들이 돈을 빼면서 외환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제 원자재값도 폭락세다. 9월 위기설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나씩 짚어보면 위기가 아니라고 반박하긴 어렵다. 경제가 어려울 때 늘상 나왔다 사라지곤 하는 위기론 정도가 아닌 것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시작, 세계경제를 충격으로 몰고온 9.11테러,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브러더스 파산은 모두 9월이었다는 것도 유쾌한 일은 아니다. 우리 정부와 경제주체들이 9월 위기설에 대한 체감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위기는 위기다.

9월 첫날, 아침 공기가 선선하다. 계절은 어김없다. 하지만 진짜 무더위가 시작되는 건 아닌지, 9월 첫날부터 걱정스럽다. 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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