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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번엔 낚싯배…, 안전 사각지대 왜 이리 많은가
18명의 사망ㆍ실종이 추정되는 낚시어선 돌고래호 전복은 세월호 참사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도 해상 안전 불감증과 초기대응 부실이 여전하다는 걸 잘 보여준 사고다. 말과 형식주의에 매달린 채 실천은 뒷전인 해상안전 관리의 단면이 재차 드러난 것이다.

승선자 관리만 해도 그렇다. 사고 배는 선장과 낚시객 등 21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지만, 출항 신고 명부에는 22명으로 기재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4명은 아예 승선조차 하지 않았고 명부에도 없는 3명은 배를 탔다. 세월호 때와 마찬가지로 탑승객 숫자조차 몰랐던 상황이 그대로 재연된 것이다. 사고 후 대응과 구조작업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함께 회항을 시도한 돌고래 1호 선장은 두 차례에 걸쳐 해경추자안전센터 추자출장소에 직접 찾아가 신고했다고 밝혔으나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의 공식 발표는 사고 접수시간이 무려 40분이나 늦게 돼 있었다. 이후 구조대를 사고해역에 보냈다고 하니 인명 구조에 가장 중요한 이른바 골든 타임을 이미 놓친 지 한참 지난 후였다.

출동 후 현장 수색에서 보여준 구조 활동 역시 실망스럽기 짝이없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야간 투시장비조차 없이 전조등만 의지한 채 구조작업을 벌였다. 구조라고 하기 부끄러울 정도다. 게다가 구조대는 표류예측시스템을 이용해 표류가 추정되는 동쪽해역에서 수색을 벌였으나 정작 선체는 민간 고깃배가 반대쪽인 서쪽에서 뒤집힌 선체를 발견, 생존자를 구하는 한심한 일이 벌어졌다. 해경 경비함정 28척을 비롯해 해군 함정 5척, 관공선 2척, 항공기 4대 등이 떼로 몰려간 구조대는 무얼하고 있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안전에 관한 국민 의식도 문제다. 물놀이나 낚시 등의 수상 안전 사고 방지를 위해 구명조끼 착용은 필수다.그럼에도 이번의 경우처럼 ‘ 젖었다 ’는 등 핑계로 이를 아예 입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안전 의식이 낮다보니 해양 사고가 났다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번 사고 역시 안전 불감증이 피해를 키운 셈이다.

낚시 레저 수요가 늘면서 소형 낚싯배 이용 인구가 연간 2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어선보다 낚시배 운영이 노동 강도가 덜하고 수익도 좋아 어선의 낚싯배 전환은 급증하는 추세다. 소규모 어선의 일반 이용은 늘어나는 데, 안전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노출돼 있다. 승선 관리 및 출항 기상, 운행 원칙 등 기본을 철저히 지키고 실전 위주의 구조 훈련 반복 실시만이 사고 예방과 대형 참사를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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