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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만 두산회장, 총수들의 면세점전쟁 불당겼다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면세점 2차대전을 둘러싼 총수들의 경쟁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불을 붙였다. 지난 2일 출사표를 던진 이후 두산은 면세점사업권을 위한 행보를 속속 구체화하고 있다. 두산이 면세점 사업 진출을 깜짝 발표하자 판도 잔뜩 커졌다. 박 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맞서 면세점사업권을 따낼 지 여부가 재계 최대 관심사다.


두산은 지난 7일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 협의회와 상생협약을 맺었다. 이는 동대문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서울시내에서 운영 중인 롯데면세점 소공점ㆍ롯데월드점과 광장동 워커힐면세점 등 3곳의 면세점 영업특허가 올해 11~12월 잇달아 만료된다. 특허신청은 25일까지다. 관세청은 11월에 특허심사위원회를 열어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이 면세점 쟁탈전에 뛰어든 것은 박 회장의 결단이다. 두산그룹은 국내엔 7개뿐인 100년 장수기업이다. 1896년 설립된 박승직 상회가 모태다. 1950년대 초 맥주사업과 무역업으로 사세를 키웠다. 1960년~1980년대 유통과 식음료, 기계, 소재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창업 100주년을 맞은 1996년 소비재 위주 사업구조를 중공업으로 재편했다.

20년 가까이 중공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두산그룹이 유통으로 선회한데에는 박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두산그룹이 면세점 카드를 던진 것은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과 무관치않다는 게 재계 관측이다.

주력사업인 중공업과 건설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수익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 지 오래다. 반면 유커(중국인관광객)들 발길이 잦은 두산타워(두타)는 그룹 내에서 차별화된 성장세를 보여왔다. 중후장대한 사업에 빠른 시간 내 실익을 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박회장이 돌아섰다는 관측이다.

두산이 면세점 후보지로 낙점한 곳은 동대문 두타다. 두타를 비롯한 동대문 쇼핑몰은 연간 외국인 70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다. 두산은 기존 두타 쇼핑몰은 그대로 유치한 채 다른 층에 면세점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두타 쇼핑몰을 16년간 운영하며 유통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동대문은 면세점 쟁탈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유커들의 필수 코스지만 아직 면세점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 입찰전에서도 가장 많은 기업이 동대문으로 몰렸다. 무려 8곳이 동대문에 면세점 유치계획을 밝히고 격돌한 바 있다. 동대문은 그만큼 관광 인프라와 주변 환경요소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곳이다.

재계 관계자는 “동대문은 주요 기업들이 면세점 입지로 노리는 최대격전지“라면서 ”두산그룹이 면세점을 유치할 경우 동대문 상권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명분과 수익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두산이 복병으로 부상하면서 기존 사업권자인 롯데와 SK도 한층 긴장하고 있다. 특히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추락한 롯데는 서울의 소공점과 롯데월드점을 빼앗길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SK그룹 역시 카지노사업장과 시너지효과가 큰 워커힐면세점 사업권을 사수해야하는 입장이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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