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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고 없다는 수입차 정말 그럴까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싱글남인 H씨(37)는 최근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차 딜러들에게 여러차례 전화를 걸었다. 티구안, A4 등 평소 관심 있는 모델 견적을 물어보자 연락한 딜러들마다 모두 재고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두 달 연속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감소한 것에 대해 인기 차종 물량이 많이 소진돼 공급이 부족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재고가 많이 없다는 얘기였다. 

폭스바겐 티구안

하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독일 디젤 승용차 중 1500~2000㏄의 경우 최근 3개월 연속 통관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로 들여오는 독일 디젤 승용차들은 계속 쌓이고 있는데도 수입차 판매 감소에 대해 업체들은 재고가 부족하다는 입장만 반복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본지가 관세청의 무역통계를 통해 올해 1~7월 동안 수입 신고가 수리된 독일 디젤 승용차 물량을 분석한 결과 폭스바겐의 골프, 티구안 등 베스트셀링카가 포함된 1500~2000㏄급의 모델은 4월부터 수입 물량이 늘고 있다. 


3월 1만2278t(톤)으로 올해 최대 기록을 세운 뒤 4월 7839t으로 줄었다가 이후 7월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7월에만 1만708t으로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자동차의 경우 업체들이 수입할 때 관세청에 대수가 아니라 무게 단위로 신고를 한다.

7월 수입된 2000~2500㏄급의 독일 디젤 승용차는 2173t으로 월별 평균 2280t에 약간 못 미쳤지만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500㏄ 초과의 경우 7월에 4404t이 수입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이 국내로 들어왔다.

이처럼 국내로 들여오는 독일 디젤 승용차 물량은 결코 줄었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1500~2000㏄급의 소형차들은 최근까지 통관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인기 있는 모델은 재고가 소진돼 물량이 딸린다”면서도 “요즘 들어 소비자들이 신차 나오는 시기를 보며 구매 타이밍을 늦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영업 일선에선 수입차 업체들이 2016년식 모델 위주로 물량을 계속 풀어 재고 자체는 넉넉하다고 답한다. 오히려 소비자들은 앞서 수입차 업체들이 큰 폭으로 할인해줬던 2015년식 모델을 찾는데 정작 시장에는 2016년식이 주로 풀린다는 것이다.

이 같은 ‘미스매치’가 최근 수입차 판매감소의 사실상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천 송도의 한 수입차 전시장 관계자는 “과거 2015년식을 싸게 산 사례를 보고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지금은 2016년식이 대부분이라 실제 구매로 잘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2016년식 판매 촉진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이 받쳐줘야 하지만 아직까지 업체들이 판매조건을 잘 제시하지 않는 점도 판매량 감소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수입차협회 관계자도 “재고 부족은 이달 신차를 출시하는 미국, 일본 업체에 주로 해당하지 독일차와는 크게 상관 없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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