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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슨부터 오바마까지’ 美 대통령 양복 짓던 재단사 81세로 사망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미국 36대 대통령 린든 존슨부터 현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미국 대통령들의 양복을 제작한 양복 장인 조르주 드 파리가 1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한 임종시설에서 사망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향년 81세.

지인들은 드 마리가 2년전서부터 뇌 종양을 앓아왔지만, 두달전까지 자신의 워싱턴D.C 양복점에서 일을 계속해왔다고 전했다.


백악관에서 몇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그의 양복점은 린든 존슨,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등 역대 대통령들이 거쳐간 명소다. 땅딸막한 체구에 흰 봉발로 유명한 드 파리는 이 곳에서 대통령들의 신체 치수를 쟤고 양복을 재단했다. 대통령의 신체 치수를 재거나 제작된 옷을 입혀 줄 때는 첩보 당국의 감시를 받았다.

드 파리는 2002년에 한 인터뷰에서 역대 대통령 고객 가운데 레이건과 부시 대통령이 가장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레이건과 부시가 가장 친근하고, 가장 우아하다”면서 “레이건은 말을 많이하고, 옷감의 질을 평가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레이건은 내게 젤리빈즈(콩모양 젤리과자)를 건네줬으며, 옷을 피팅할 때는 바늘에 찔릴까 무서워했다”고 회상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 대해선 “다정하고, 항상 내 가족의 안부를 묻고, 미국이 좋은 지를 물었다”고 했다.

그는 또 “지미 카터 대통령은 (옷을 피팅하는 동안) 절대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나에게 미식축구팀에 들어가보라며 단신을 놀렸다”고 역대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까다로운 편이지만, 가장 즐겁지 않은 손님은 빌 클린턴이라고 했다. 그는 “클린턴은 요구하는 게 많고, 냉정하고, 늘 바빴다”면서 “그는 나를 완전히 의식조차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드 파리는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태어나, 27세에 미국으로 건너 왔다. 미국에 처음 도착한 뒤 여자친구와 동거했다. 하지만 그가 결혼하기를 꺼려 하자 여자 친구는 돈을 갖고 사라졌다. 그 뒤로 빈털털이에다 영어를 잘 하지 못했던 그는 주로 백악관 근처 공터나 길에서 잠을 자며 거지 생활을 했다. 주당 70달러의 급료를 받고 한 프랑스 출신 캐나다인의 양복점 가게에서 일하게 된 것이 양복장이의 시작이었다. 어느 날 드 파리가 지은 양복을 마음에 들어한 루이지애나주 당시 의원 오토 파스만이 그를 당시 존슨 당시 부통령에게 소개해주면서 백악관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존슨 대통령은 그를 아내와 딸들에게도 소개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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