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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취임 1년7개월…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박상증 이사장
“해외 민주화운동사 정립작업에 최선”

국내있는 정치난민 지원 방안 고민
기념관 건립? 설계완료까지가 목표


“민주주의는 영웅 몇 사람만이 이뤄낸 게 아닙니다. 민주화운동은 네트워크죠. 우리나라도, 국제적으로도 그렇습니다.”

박상증(85)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15일 국내에서 처음 열린 ‘2015 세계 민주주의의 날’ 기념행사에 맞춰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국회 잔디밭에서 기념식과 토론회로 진행됐다. 세계 민주주의의 날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 첫 해인 2007년에 제정됐다. 


1930년 출생한 박 이사장은 목사로서 70~80년대 해외 한국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주로 스위스ㆍ독일에서 활동하며 현지 유학생을 조직해 민주화운동을 펼쳤다. 1990년 귀국한 후에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참여연대 등에서 시민사회활동을 이어 오다 지난해 2월 이사장에 취임했다.

박 이사장은 조국이 아닌 땅에서 민주화운동을 한다는 것에 대한 고충과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국내 민주화운동보다 해외 활동이 저평가 돼 있는게 사실”이라며 “당분간 제대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 이사장 취임 후 사업회는 해외 민주화운동사 정리를 위한 사료 수집과 구술 채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사업회는 국내에서 민주화되지 않은 조국을 위해 운동하는 정치난민을 지원해 줄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지난 주말 박 이사장은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미얀마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장을 맡아 국내에서 버마 민주화운동을 하던 내툰나잉(47) 씨의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그는 15일 기념식에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박 이사장은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내가 스위스에서 활동할 때가 떠올랐다”며 “당시 현지에서 우리를 도와줬던 사람들처럼 한국 사람들은 이 버마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회는 박 이사장이 취임한 후 7개월여 간 내홍을 겪었다. 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후 이사장이 ‘낙하산 인사’라는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됐던 것.

이에 대해 박 이사장은 “지금은 거의 정상화됐고 열심히 시작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펼쳐나가는 과정에서의 진통을 직접 겪어본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화운동 관련 재야ㆍ시민단체와 사업회 간 협의가 잘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소통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있지만 계속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업회는 민주화운동 기념관 건립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박 이사장은 “정부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당장 건립은 어렵지만 남은 임기동안 무엇을 전시할 것인지 설계를 완료하는 것까지 목표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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