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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예선 기자의 Car톡!]프랑크푸르트 ‘총집결’ 유럽車 CEO 5인방…그들의 미래구상은?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유럽 자동차 업체 수장들이 15일(현지시간) 개막한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총집결했다. 저무는 중국 시장과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유럽시장, 여기에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량 등 미래차 전략까지…. 그들이 그리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어떨까.

유럽차 CEO 5인방은 “중국시장 투자 축소는 없다”며 대륙공략 의지를 견지한 반면, 미국 실리콘밸리 IT(정보기술)업체의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해서는 겉으로 환영하지만 속으로는 견제하는 미묘한 입장을 나타냈다.

▶르노닛산 카를로스 곤 CEO “난 중국시장 비관론자 아니다.”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 대해 “나는 중국 시장 비관론자가 아니다”며 “지금까지 고속성장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현재 둔화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개선될 것”이라며 “닛산과 르노는 내년 중국 현지생산 계획 축소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왼쪽부터 다임러의 디터 제체 회장,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CEO, 아우디의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 [사진=게티이미지]

구글 등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기술과 관련해서는 “기존 자동차 업체 이외의 기업이 참가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들어와야 긍정적인 면이 생긴다”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각종 제도 정비 문제가 남아있어 즉각적으로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차량이 도로를 달리지는 못하지만 관련기술은 점진적으로 탑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 “중국 침체는 남의 일”

메르세데스-벤츠를 보유한 다임러의 디터 제체 회장은 중국 시장 둔화와 관련해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중국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40%씩 성장하고 있고 9월에도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 탑승한 디터 제체 회장 [사진=게티이미지]

제체 회장은 “판매망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설비과잉이 아니라 오히려 현지생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글과 애플이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IT업체의 움직임을 환영하고, 그것은 자동차 업계에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자체 인텔리전스(뛰어난 기술 의미)를 유지하길 원하고 그렇게 할 자신이 있다”며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실제로 벤츠는 구글과 같은 IT공룡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BMW, 아우디 등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벤츠, 아우디, BMW 독일차 3사가 핀란드 노키아로부터 디지털 지도업체 ‘히어’를 28억유로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제체 회장은 “히어가 가진 데이터의 중요성은 크다”며 “이를 단독으로 만들려고 하면 플랫폼 비용은 3배가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가 완전히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3개사(벤츠, 아우디, BMW)가 협력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체 회장은 현대차가 선두주자로 있는 수소연료전기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이 분야의 개척자”라며 “2017년에는 시장에 일정정도의 수소차를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독일에서는 200개 수소충전소 정비 계획을 갖고 있지만 1000개 정도는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BMW 프리드리히 아이히너 최고재무책임자(CFO) “실리콘밸리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

BMW의 프리드리히 아이히너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미국 IT업체와의 거리감을 분명히 했다. 아이히너 CFO는 디지털 지도업체 ‘히어’ 인수와 관련 “자율주행차량은 정확하고 상세한 지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실리콘밸리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말했다.
BMW 프리드리히 아이히너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게티이미지]

전기차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처럼 이산화탄소 규제 강화 움직임이 저유가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며 “중국이나 파리 같은 대도시의 대기오염을 해결하는데 전기차가 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상승세는 느리지만 BMW ‘i시리즈(친환경차 별도 시리즈)’는 독일에서 팔리는 전기차 6대 중 1대, 미국의 경우 4대 중 1대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차량용 배터리 에너지 밀도도 2년 만에 두배로 성장했다”며 “아직 항속거리 문제가 남아있지만 대도시에서의 이동수단으로서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아우디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 “LGㆍ삼성과 베터리 개발 집중”

아우디의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은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2년 전 구상을 현실화했다”며 “분위기가 전과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특히 아우디가 야심차게 내놓은 100% 전기차 컨셉트카 ‘e트론 콰트로’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면에서 한국의 LG화학, 삼성SDI와 집중적으로 전지 개발에 힘썼다”고 강조했다. 
아우디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

나아가 “이번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고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세그먼트에서 최신 전기 기술을 융합시켰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2018년 유럽 등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트론 콰트로는 90kW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이는 기존 전기차 항속거리의 두배 수준이다.

중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투자계획 변경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중국은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이라는 경제 재편ㆍ통합 과정에 있다”며 “잠시 주춤할 수는 있지만 중국의 신차 고급차 비중은 9%에 머물고 있어 향후 5~10년간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1~2년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중국 투자계획에 변화는 없다. 우리는 금융위기도 극복했다. 대응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푸조시트로엥그룹(PSA) 카를로스 타바레즈 CEO “2020년 전 PHEV 나온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 카를로스 타바레즈 CEO 역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패닉(공포)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누린 두자릿수 성장은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 성장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투자계획도 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조시트로엥그룹(PSA) 카를로스 타바레즈 CEO


유럽시장과 관련해서는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그는 “연초 예상을 상회하고 있다”며 “남유럽과 프랑스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늘고 있어 올해 전년대비 3~5%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친환경차 투입 시기는 2020년 이전으로 잡았다. 타바레즈 CEO는 “2020년 이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DS시리즈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점차 푸조와 시트로엥 브랜드로 넓혀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량 기술은 이미 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실험의 폭을 넓히기 위해 프랑스 당국과 협의 중”이라며 “실용화 목표는 2020년 전후이고, 푸조 세단 ‘508’ 차세대 모델에 최초로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cheon@heraldcorp.com

☞전기차(EVㆍElectric Vehicle)
전기만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친환경 자동차다. 석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배출되는 배기가스나 소음이 거의 없다. 그러나 고가의 전지와 전국 급속 충전소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고 충전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수소연료전지차(FCVㆍFuel Cell Vehicle)
차량 내 고압 탱크에 저장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만들어낸 전기로 모터를 돌려 움직이는 자동차다. 매연없이 순수한 물만 배출하는 무공해 차량이기 때문에 석유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넘어서는 궁극적인 미래 자동차로 평가된다. 손쉽게 수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압의 수소탱크에 저장하는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 수소충전소 인프라가 미미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Plug-in Hybrid Vehicle)
외부 전기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 충전한 전기로 주행하다 충전 전기가 모두 소진되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일반 하이브리드차 방식으로 운행되는 자동차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카는 내연 엔진의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해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 충전이 안 된다. PHEV의 경우 단거리는 전기 배터리로, 장거리는 가솔린 엔진으로 가기 때문에 일반 하이브리드카보다 연비가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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