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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권용석 KOTRA 중동지역본부장]이란 핵 협상 타결과 UAE의 위상
이란 핵 협상 타결 이후, 중동ㆍ북아프리카 시장에서 중계무역과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손꼽히던 UAE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란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개방을 앞두고 역내 비즈니스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현시점에서, 인근 지역과의 접근성이 좋고 안정적 제도와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UAE 진출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UAE는 전통적으로 정치적 안정과 자유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바탕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 Middle East & North Africa)의 물류거점이자 무역ㆍ투자의 중심지로 성장해 왔다. 미국 경제 잡지 포춘(Fortune)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를 살펴보면, 그중 80%가 두바이에 진출해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UAE가 MENA 지역 진출의 전진기지의 역할을 잘 수행해낼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또한, 이란을 포함해 경제제재국이나 대외신용도가 낮은 인근 국가로의 진출에서도 주요 거점으로 작용할 UAE의 위상을 대변해 주고 있다.

UAE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UAE는 최근 3년간 전체 수입의 30% 이상을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등지로 재수출해왔다. 특히, 이란으로의 재수출은 전체 재수출의 16.5%라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UAE의 최대 재수출 대상국으로 이란이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더욱이 UAE 내 사회구조를 살펴보면 이란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전체 인구의 약 5%가 이란인이고, UAE 내 이란인이 직접 운영하는 회사는 8000여 개에 달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볼 때, 30여 년간 계속돼 온 대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UAE와 이란 간 교역 규모는 당연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란 정부가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그동안 불안했던 중동정세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UAE를 통한 MENA 전체로의 물동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현지의 반응이다.

한편, KOTRA 두바이 무역관이 UAE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란 핵 협상 타결 관련 설문조사 결과, 우리 기업들 역시 UAE를 거점으로 MENA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UAE에 진출한 에너지ㆍ건설분야 프로젝트 기업 응답자의 92%, 상품 수출기업 응답자의 62%가 UAE에서 MENA 시장을 관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뿐만 아니라 에너지건설 기업 응답자의 71%, 상품 수출기업 응답자의 38%가 핵 협상 타결을 계기로 UAE를 통한 대이란 비즈니스를 신규로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해, 이란 경제제재 해제를 앞두고 UAE를 거점으로 이란 시장 진출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산유국들의 재정수입 축소가 우려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란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개방과 MENA 시장의 확대 가능성은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기회임이 분명하다.

우리 기업들의 경우에도 저유가의 영향으로 신규프로젝트 발주가 축소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우려가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새로운 전략의 마련이 시급하다. 그래서 이란 시장 진출을 위한 지역거점으로써의 UAE 시장은 우리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거대 신시장 개척에 거는 기대감이 더욱 커짐에도 불구하고 산재해 있는 불확실성으로 단기간 내 직접 진출이라는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이 역내 비즈니스의 중심지인 UAE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보며, 그 시점은 지금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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