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옛 자회사 수자원기술과 수공 출신이 재직 중인 회사에 수도 및 댐ㆍ보 시설 점검정비용역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태원 의원(새누리당, 경기 고양덕양을)이 수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공은 매년 750억 원대 수도 및 댐ㆍ보시설물에 대한 점검정비용역을 7개 권역으로 나눠 발주하는데 이를 모두 수공의 옛 자회사인 ‘수자원기술’이란 업체가 독점 내지 지분참여로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자원 기술’은 자신들이 100% 출자한 ‘와텍’이란 자회사까지 이용해 수주를 싹쓸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7개 권역 사업의 수주업체 명단을 보면 2012년 이후 점검정비용역 총 22건 중 ‘수자원기술’이라는 업체가 22건을 독점 또는 지분참여 수주하고 있다.

수공은 수자원기술과 2012년부터 현재까지 1738억원의 용역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한해 평균 434억원의 물량을 안겨주고 있는 셈이다. 수자원기술 자회사인 ‘와텍’은 152억원의 용역을 계약했다.

결과적으로 수자원공사의 옛 자회사인 ‘수자원기술’과 ‘수자원기술’의 자회사인 ‘와텍’이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을 독점 수주하는 형태이다.

수자원기술 이라는 회사는 1986년 수공이 82억원을 전액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로 2001년 민영화되었으며 전통적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수공 본부장이나 부사장급이 들어갔다. 현재 대표이사도 수공 부사장 출신이다.

또한 수자원기술이 출자한 ‘와텍’의 대표도 수공 출신이었다.

그밖에 점검정비 업체인 부경엔지니어링, 삼천리엔바이오, TSK워터 등에도 모두 수공 출신들이 주요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태원 의원은 “당초 수공은 점검정비 민간위탁을 통한 시장경쟁을 활성화 시켜 점검정비용역의 실적 보유업체를 늘려 비용을 절감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은 수공출신을 보유한 업체들이 독점수주하고 있으며, 민간에서는 수공 출신 없이 관련 사업수주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철도시설공단 등 다른 공공기관과 같이 대형사 1개 권역, 서브사 1개 권역에만 참여하도록 제한한다거나 민간업체의 참여 확대를 유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