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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폭스바겐은 괜찮나? “배출가스 조작했더라도 리콜 못해”
[헤럴드경제=조동석ㆍ원승일 기자]주력 차종의 배기가스 배출을 조작한 폭스바겐그룹이 해당 차종의 미국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이 차량이 판매됐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출가스 눈속임’ 해당 차종 구입자의 문의가 잇따르면서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폭스바겐코리아는 명확한 답변을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처럼 리콜 등의 조치를 할 수 없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내 차는 괜찮은가요?” 골프 2.0 TDI 디젤 엔진 차량을 구입한 서모(32) 씨는 답답한 마음에 딜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닐 겁니다. 그러나 확신은 못합니다”라는 애매한 답변이 돌아왔다.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 그룹이 미국에서 적발된 ‘배출가스 눈속임 파문’으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한국 수입차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차량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폭스바겐코리아가 운영중인 한 전시장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배출가스 기준은 가솔린 엔진의 경우 북미 기준을, 디젤 엔진은 유럽 기준을 각각 따른다. 북미에서 생산됐더라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디젤 엔진 차량은 유럽 기준에 맞춰 들어온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유럽 기준에 맞는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수입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눈속임 의심을 받는 차량은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조작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 TDI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폭스바겐그룹의 차량이 배기가스 검사 때 배출 통제 시스템을 최대로 가동시키고, 평소에는 배출 통제 시스템의 작동을 중지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코리아 측도 “이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차량이 수입됐는지, 유럽에서 어떤 식으로 배기가스 배출 검사를 받았는지 저희는 알 수가 없다”며 “본사에서 종합적으로 대응하는만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유럽 기준에 맞췄더라도 배출가스 눈속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판매 중지된 차종은 2009~2015년형 제타와 비틀, 골프 그리고 2014~2015년형 파사트와 2009~2015년형 아우디 A3 등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이 차량의 국내 등록대수는 ▷A3 1751대 ▷골프 2만4527대 ▷제타 1만940대 ▷파사트 2만936대 ▷비틀 5205대다.

한국 정부는 미국에서 문제된 차종 중 판매 전 신차를 대상으로 배출가스가 어느 정도인지, 조작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검사할 계획이다.

조작했다면 한국 정부가 리콜 조치를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 견해다. 환경부 관계자는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조항 때문에 현재 리콜 조치 등을 할 수 없다. 또 이미 시판돼 운행 중인 차량은 조사 대상이 안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EU와 체결한 FTA 규정에는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관련 기준은 EU 기준을 따른다’고 돼 있는데, EU는 주행 중인 디젤차의 배출가스 규제를 2017년 9월 이후 판매되는 신차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검사 때만 통과하면 된다는 것으로, 주행 중에는 규제가 없는 셈이다.

EU는 디젤 차량의 도로 주행 중 배기가스 배출 기준의 초안을 연말까지 만들고, 2017년 9월에 시행할 예정이다.

제재 관련규정이 없다보니 신차에 대한 조사 결과에서 조작이 드러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다만 문제가 있다는 사실 공개만으로도 폭스바겐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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