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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앤데이터] 외국에 곳간 차린 기업들…해외계좌 기업자금 4년 사이 3배 급증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금융계좌에 쌓아둔 자금이 최근 4년 사이 약 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투자를 위한 송금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외국에서 발생한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 그대로 쌓아둔 것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올해 6월 신고접수) 국내 법인의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은 34조2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1년(2010년 말 기준 10조5063억원)보다 226%나 늘어난 수치다. 단 4년만에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이 총 23조7407억원이나 폭증한 것이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는 내국인 및 법인이 보유한 모든 해외금융계좌 잔액이 10억원을 넘으면 관련 계좌 정보를 다음해 6월에 신고하는 제도다.

지난 2013년(지난해 6월 신고접수)과 비교하면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은 총 21조5594억원에서 34조2470억원으로 단 1년 사이에 66.9%(12조6876억원) 증가했다.

특히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의 증가는 대기업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의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은 지난해 34조411억원으로 전체의 99.4%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신고액은 2천59억원에 불과했다. 기간별로도 대기업의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238%가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은 4430억원에서 2361억원으로 오히려 53%가 줄었다.

아울러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에서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4년간 현금예금은 132조9000억원에서 149조6000억원으로 16조7000억원 증가했지만 해외금융계좌 신고금액은 23조9778억원 늘어났다. 전체 현금예금이 증가한 것보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액이 더 큰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기업들이 늘어난 국외소득을 해외에 쌓아두고, 법인세율 인하와 공제감면 확대로 늘어난 유보금을 계속 해외로 보낸 결과로 추정된다”며 “이는 투자 및 고용 확대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반한다. 기업들의 국내 투자와 고용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규제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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