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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공기업의 사회공헌 모델은?
미국의 유통업체인 홀푸드 마켓은 그 지역 농부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한다. 판매장에서는 지역의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주로고용하고, 판매 수익은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한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지역사회를 위한 기업의 공헌활동이 되고, 고객들은 해당 업체 제품을 더 많이 이용하는 이른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된다.

빌 게이츠 등 세계적 IT기업 선도자들도 IT 비즈니스만 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과 기술보급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2000년 아내와 함께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을 설립해 국제 보건의료 확대와 빈곤퇴치, 교육기회 확대 등 사회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명 커피회사가 아프리카, 남미 등 경제적으로 낙후된 국가의 ‘공정무역’ 원두를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네기, 록펠러 등 미국 기업인들이 많은 미국민의 지지를 얻는 것은 자산과 재능을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부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전통적인 기부방식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이 자선활동을 펼치거나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이제는 기업이 사회의 혜택을 받아 성장했으니 이익을 당연히 사회에 환원한다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다. 기부문화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즉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로 발전시킨 것이다.

최근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공유가치창출’, 즉 CSV(Creating Shared Value) 라는 기업의 사회공헌 개념을 내놓았다. 기업은 이윤창출 업무와 연관된 사회활동을 통해 사회적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기업에도 좋고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윈윈 전략’이다. 택배회사가 노령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실버택배’를 도입하거나 자동차회사가 창업희망자에게 ‘미니트럭’을 지원하는 방안도 유사하다.

이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특별한 업무 외적 영역이 아니다. 기업 업무의 연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공기업은 더욱 그러하다. 국민에게 공공재를 서비스하는 공기업은 당연히 책임의식을 가지고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 문제는 사회공헌의 방법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른바 ‘업무 연계 사회공헌’을 실천해왔다. 연말에 불우이웃을 찾아 형식적인 기부를 하기보다는 고유 업무와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이다. 영세 식품외식기업을 대상으로 무료 컨설팅을 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농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며, 농촌지역 노인들을 위한 장수사진 촬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꽃가게 취업교육도 실시한다.

최근에는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수출ㆍ유통 멘토링을 통한 영세농가 소득증진, ‘대한민국 농식품 미래기획단(YAFF)’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농식품 분야 취업지원 멘토링 등이 기관 고유 업무를 활용해 나눔문화를 실천한 우수사례로 꼽혔다.

공기업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공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도 날로 높아진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 공기업의 진정한 사회공헌 방법을 새롭게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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