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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보일러시장 한·독·일 ‘3국지’
日 린나이 이어 獨 바일란트 재진출 국내사와 격돌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 국내 보일러시장이 성수기를 맞아 달아오르는 가운데 또다른 외국 기업이 상륙, 시장판도에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독일의 바일란트(Vailant) 사가 고가의 프리미엄 보일러로 국내에 상륙한 뒤 이달 들어 마케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바일란트는 중국에 진출한지 8년만에 연간 1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프리미엄 보일러시장을 만들어냈다. 세계 75개국에 연간 170만대의 보일러를 판매해 24억유로(3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가스보일러 시장 선두주자다.

단독주택과 빌라, 타운하우스, 아파트 등 고급형 주택에 특화된 바일란트 제품은 열효율이 높고 반영구적인 품질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대신 가격은 260만∼330만원대로, 동급 국산 제품에 비해 7∼8배 비싼 편이다.

국내 기업으로 알려지다시피 한 린나이코리아는 이 보다 40여년 앞서 1974년 합작투자 형태로 국내에 들어왔다. 린나이코리아는 2008년 한국인 지분까지 완전히 인수하며 현재는 린나이 일본 본사가 99.5% 지분을 가진 완전한 일본기업이다. 

린나이는 현재 가스기기, 보일러 등에서 분야별 점유율 1, 2위를 다툴 정도로 성장했다. 가스 및 전기레인지 등 주방기기 시장에서도 린나이는 국내 기업인 동양매직과 시장을 양분하며 위세를 떨칠 정도다.

특히, 가스기기의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보일러시장에서도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치며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등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반대로 국내 업체들은 내수시장 지키기와 동시에 활발한 해외진출로 성장성 확보에 한창이다. 

경동나비엔의 린나이 및 바일란트와의 경쟁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실제 바일란트도 한국시장 진출은 이번이 세번째다. 앞선 두번의 실패 경험이 있어 이번 행보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국내 사와 격돌했다. 바일란트는 1990년대 네덜란드의 경쟁기업인 BDR이 1위였던 러시아의 벽걸이형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2010년대 이후 경동나비엔이 1위로 올라서자 3위로 밀려났다.

린나이는 다른 일본 기업인 다카기, 노리츠 등과 함께 2000년대 미국 시장에서 순간식 가스온수기 시장을 선점하기도 했다. 이 때 경동나비엔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이들과 경쟁을 벌였다. 경동나비엔은 2008년 이후 현재 가스온수기, 2013년 이후 콘덴싱 보일러 모두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북미시장에서 1위에 올라서 있다.

이제 역설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이 일본기업, 독일기업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됐다.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일러시장의 경우 이미 포화된 시장이어서 해외로 확대가 절실하지만 내수시장에서 자존심 싸움도 포기할 수 없다”며 “해외 주요시장을 제패한 경험이 국내 한·독·일 3국 경쟁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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