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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5자 회동결과 참담, 결국 朴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22일 청와대 5자 회동 결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전에도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몇 차례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여야가 첨예한 갈등을 보이는 와중이다. 산적한 국정 현안을 모두 삼켜버린 거대한 ‘교과서 블랙홀 정국’에서 벗어날 최소한의 실마리라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이번 회동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컸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100분 넘도록 얼굴을 맞댔지만 서로 얼마나 생각이 다른지 거듭 확인했을 뿐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회동이 결렬된 건 여야 가릴 것 없이 소통과 정치력이 절대 부족한 탓이다. 자신의 입장과 생각만 고집하면 백번을 만나도 소기의 성과를 얻기 어렵다. 마음을 열고, 상대의 입장에서 현안을 바라보고 포용의 자세를 갖춰야 비로소 한 걸음이라도 나아갈 수 있다. 이번 회동 당사자들도 이런 기본적인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것같은 참담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절벽에 느낀 건 박 대통령과 여당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도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박 대통령에게 더 있다고 본다. 당초 이번 회동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꼬인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는 국정화 문제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한 치라도 진전된 방안을 가지고 나왔어야 했다. 서로의 시각 차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으면서 국정화의 당위성만 강조하려면 아예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던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회동에 임하는 야당의 자세도 난국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나쁜 합의보다 좋은 결렬을 택하겠다”고 했다. 만나기도 전에 절대 양보는 없다는 입장부터 밝히니 어떻게 원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는가.

실망스런 회동이라 하더라도 여ㆍ야ㆍ청의 만남은 계속돼야 한다. 교과서 문제가 중요하긴 하나 노동개혁 입법과 경제활성화 관련법 등 당장 처리해야 할 국정과제가 산더미다. 박 대통령이 먼저 소통의 손길을 내밀어야 돌파구가 열린다. 하나를 양보하면 상대도 하나를 내 놓는게 세상의 이치다. 새정치연합 역시 수권정당의 의연함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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