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SKT - LGU+ 이통사‘주파수 전쟁’
내년 임대만료 2.1㎓대역 100㎒…재할당 vs 경매입찰 놓고 팽팽
원래 나라가 주인인 땅이 있다. 몇 사업자들이 이 땅을 빌려 매장을 차렸다. 임대 계약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문제가 생겼다. 이 땅을 사용하지 않던 또 다른 사업자가 “나라의 땅이니 마땅히 회수하고 경매에 붙여 최고값을 부르는 사업자가 쓰도록 해야 한다, 그게 나라로서도 이익”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기존 사업자는 “우리가 먼저 터를 잡고 썼으니 우리에게 재임대하는 것이 맞다”고 맞섰다. 경매 주장 사업자는 “땅의 이용을 원하는 모든 이가 경쟁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것이 공정한 룰이다, 기존 사업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은 특혜”라고 논리를 댄다. 반면 기존 사업자는 “재임대가 불가하면 매장 설비는 무용지물이 되고 다른 땅에 추가 비용을 들여 설치해야 한다, 그동안 매장을 이용했던 손님들도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명분을 내세운다.

실제로 국내에서 주파수를 두고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내년 12월 사용기간이 종료되는 2.1㎓ 대역의 이동통신용 주파수 중 100㎒ 폭의 배분 방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100㎒ 폭은 현재 SK텔레콤이 60㎒ 폭(LTE용 40㎒+3G용 20㎒)을, KT가 40㎒폭(LTE용 20㎒+3G용 20㎒)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서 LG유플러스는 대체대역이 없는 3G용 40㎒를 제외한 60㎒는 모두 회수해 경매에 붙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이 대역의 주파수를 기존 사업자에게 ‘재할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매냐 재할당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미래창조과학부다. 미래부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미래부가 100㎒ 폭 중 20㎒ 폭만 회수해 경매에 부치고 나머지 80㎒ 폭은 기존 사업자한테 재할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재할당은 특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해당 대역은 이미 SK텔레콤과 KT가 15년간 썼기 때문에 재할당이 되면 최소 10년이 연장돼 25년을 특정 사업자가 독점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핵심대역에 신규로 진입하려는 사업자는 참여 기회가 박탈되고 기존 사업자가 우량 주파수를 경쟁 없이 장기간 사용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또 재할당의 경우 이용대가가 경매 방식보다는 현저히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조원의 국고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이용자 보호”를 명분으로 재할당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사업자로서 현재 가입자 대비 LTE 주파수 보유량이 경쟁사에 비해 60~70%에 불과한데 재할당이 불가할 경우 기존 가입자들의 불편이 초래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대역으로 대체하더라도 신규 설비를 위한 추가 비용이 필요하고,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해 결국 이용자 부담이 높아지고 통신 품질 저하를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두 통신사간 대립은 미래부 책임도 크다. 지난 2013년 12월 발표된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에서는 “2.1㎓ 대역 이용기간 만료 주파수 100㎒폭을 회수해 3G 이상 허용을 통해 최소 60㎒폭을 LTE용으로 재활용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관련 전파법도 모호해 같은 규정을 두고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미래부는 해당 대역을 포함해 700㎒, 1.8㎓, 2.6㎓, 2.5㎓ 등의 대역에서 총 260㎒ 폭의 주파수를 내년 상반기 할당할 계획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