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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탁기야? 디자인 작품이야?
드럼과 통돌이 세탁기 결합
LG전자 ‘트윈워시’인기예감


지난 7월말 ‘세상에 없던 세탁기’가 8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드럼세탁기 아래쪽에 통돌이세탁기를 결합한 ‘트윈워시’란 제품이다.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건 2007년이다.

이는 흰옷과 속옷, 색깔옷과 겉옷을 나눠빨고싶다는 분리세탁 수요에서 착안됐다. 이후 특허만 457건을 내놓는 산고를 거쳤다. 


그동안 세탁기 시장도 급변했다. 2000년 초반 드럼세탁기 시장이 열린 이후 한동안 대용량과 디자인 경쟁이 대세였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불편한 곳을 긁어주는 아이디어전쟁이 한창이다. 트윈워시가 빛을 볼 수 있는 시장상황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트윈워시는 정형적인 틀을 깬 세탁기다. 미적 측면에서도 진일보했다. 세탁기를 ‘기계’가 아닌 ‘디자인작품’으로 인식하게 하자는 목표에서다. 이는 LG전자 H&A디자인연구소 세탁기팀의 이경아(34) 선임연구원과 엄예지(33) 선임연구원의 손끝에서 완성됐다.

산업디자이너들은 가전제품을 만들때 모든 영역에 관여한다. 세탁기 개발시 빨랫감이 나오는 온갖 가설을 설정해 디자인요소를 뽑아낸다는 설명이다.

트윈워시를 만들때 공들인 부분은 사용성이 눈에 보여야한다는 점이다. 가장 큰 변화는 앞으로 살짝 튀어나온 전면부다. 이경아 연구원은 “대체로 소비자들은 허리를 숙여 세탁물을 집어넣고 빼내는 습관이 있다”면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각도와 동선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결과 세탁물 투입구 아래 부분을 6도 가량 위로 끌어올렸다. 세탁조 깊은 곳이 보이지 않아 빨랫감을 빠뜨릴 때가 많다는 불만도 해소됐다.

또 일직선으로 반듯했던 전면부가 볼록하게 나온 덕분에 소비자는 세탁기를 작동할때 더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소비자들 마음을 고려한 ‘감성품질’의 일환이다. 엄예지 연구원은 “예전 가전제품은 동작만 잘 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었다”면서 “최근에는 동작이 어떤 느낌으로 이뤄지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탁기문을 부드럽게 여닫거나 LED라이팅이 순차적으로 켜지는 순간에 사용자들과 제품이 교감하는 느낌을 디자인으로 담아내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세제투입구에도 큰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서랍형태로 부착한 투입구 대신 세탁기 상단에 문을 여는 슬라이드형으로 바꿨다. 투입구 앞쪽턱이 높아 세제를 넣기 불편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과다. 전원버튼 등이 달린 조작부도 본체에서 분리해 도어에 갖다붙였다. 이를 통해 세탁조 공간을 더 넓혔다는 설명이다.

엄 연구원은 “기술력이 상향표준화되면서 사용자들이 얼마나 편안하게 제품을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한 판단요소가 된 시대”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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