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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그머니 사라진 진짜 ‘데이터 중심 요금제’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월 1만6000원에 데이터 3.2기가, 통화 요금은 쓰는 만큼 내는 진짜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출시 하룻만에 사라졌다.

KT의 알뜰폰 자회사인 kt M모바일은 지난 3일 ‘데이터 전용 유심 요금제’를 조용하게 선보였다. 월 1만6000원에 한 달 동안 LTE 데이터 3.2기가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음성 통화도 가능했다.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말로만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격이 월 4만원에서 5만원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데이터를 위주로 스마트폰을 쓰는 고객들에게는 통신료를 아낄 수 있는 최고의 상품이였다.


하지만 이 상품은 다음날 사라졌다.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에만 쓸 수 있는 상품으로 변경된 것이다. kt M모바일은 최근 ‘M 데이터전용 USIM 3.2GB’이란 이름으로 이름을 변경, 판매에 나섰다. LTE 내장 모뎀이 달린 태블릿에서만 개통 가능한 상품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하지만 하단에는 초당 1.8원이라는 음성통화 요율, 그리고 건당 20원의 문자서비스 요금표는 그대로 놔뒀다.

이 같은 변경과 관련, kt M모바일에 해당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모회사 KT는 서비스 내용 설명이 잘못된 것을 바로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초 KT가 태블릿과 묶어 파는 서비스 상품으로 개발한 요금제를 알뜰폰 회사가 도매로 사가 재판매 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 요금제’로 잘못 이해, 표기해 바로잡았다는 말이다.

그러나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품 출시 전 스마트폰에서도 사용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만을 판매하는 요금제가 부각될 경우, KT 여타 상품들의 판매 부진과 간섭 효과를 우려한 결과일 것”이라고 의혹을 보냈다. 진짜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가 가져올 수 있는, 음성 중심 기존 상품의 부진을 우려했다는 의미다.

실제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휴대전화 가입자들의 평균 음성 통화 사용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인터넷 검색이나 각종 스마트폰의 기능 활용을 위한 데이터 사용량은 매년 2배 이상씩 늘고 있다. 반면 통신사들은 최근까지도 음성을 무제한 제공하면서 데이터를 소량 끼워파는 요금제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데이터 중심 시대’에 철 지난 ‘음성’ 상품 장사로 수익을 거둬드리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 위주 통신 시대에 진짜 필요한 요금제가 나왔지만, 하룻만에 사라진 느낌”이라며 “많이 사용도 안하는 음성 상품만 무제한으로 하고 기본료는 2배 가까이 올린 것이 아닌, 데이터 무제한에 음성을 쓰는 만큼 내는 것이 진짜 데이터 중심 요금제일 것”이라며 정부과 관련 업계의 ‘눈가리기’ 마케팅을 비난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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