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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쟁車에 ‘악재 브레이크’…현대ㆍ기아차에는 기회?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판매 실적에 치명타를 입거나 상생 관계에 금이 갈 위기에 처하는 등 해외 자동차 기업들이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4분기 실적을 바짝 올려 연간 판매 목표를 채우기 위해 주력해야 할 시기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현대ㆍ기아차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지금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위기에 빠진 기업은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폴크스바겐 그룹이다. 자동차 판매량이 가장 많은 시장(세계자동차공업협회;OICA 올 2분기 누적 기준)인 미국에서 GM과 포드 등 경쟁 업체들이 지난달 두 자리 수 성장을 달성하면서 2001년 이후 최고의 10월 실적을 낸사이 폴크스바겐은 판매 대수 3만387대로 작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9월 터진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의 타격이 가시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리서치업체 에드먼즈의 애널리스트인 제시카 캘드웰은 “올해 자동차 판매 붐이 일고 있는데도 폴크스바겐 판매가 정체됐다면 걱정할만한 상황이지만 이 정도가 폴크스바겐이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고 말했다.
독일 볼푸스부르크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본사. 어둑한 건물 위로 로고만 빛나고 있다.

사진= 게티 이미지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첫주 폴크스바겐 차량의 할인율은 11.1%로 업계 평균인 6.2%보다 2배 가량 높았다.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판매실적을 방어한다고 해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일본 자동차수입조합(JAIA)이 발표한 10월 수입차 판매 대수 통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의 판매 실적은 작년 동월 대비 48% 감소한 2403대였다. 9월 중순에 미국에서 발각된 배출 가스 조작 스캔들이 역시 영향을 미친 셈이다.

본국에서도 폴크스바겐의 부진이 따르고 있다. 독일 자동차협회(KBA)가 지난 3일 발표한 10월 국내 신차 판매 대수(승용차 기준)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브랜드는 작년 동월 대비 0.7% 감소한 6만1500대로 집계됐다.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는 갈수록 번지고 있어 판매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모델은 나아가 배기량 3리터 급 럭셔리 차량과 가솔린 차량으로도 확대됐다.

프랑스에서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자국 르노자동차에 대해 얼라이언스 파트너 일본 닛산자동차를 완전히 합병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를 이끌고 있는 카를로스 곤 회장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안에 의해 지난 16년 동안 이어져온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양측의 갈등이 외부로 불거지게 됐다. 르노는 닛산의 지분 43.4%를, 닛산은 르너의 지분 15%를 교차 소유하고 있다. 다만, 닛산의 르노 지분은 의결권이 없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수일 혹은 수주 내에 주식 소유 조정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비상 이사회 결과에 이목이집중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형 투싼에 힘입어 중국 시장에서 다시 성장 엔진을 켰다.

이 같은 상황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의 10월을 보냈다. 현대차는 작년 동기보다 19.8% 증가한 6만5대를 팔았으며 기아차는 7.4% 늘어난 5만44대를 판매했다.

판매량 2위 자동차 시장에서도 현대ㆍ기아차는 10월 판매에서 작년 동월 대비 4.7% 증가한 15만6575대를 기록했다. 현대ㆍ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전년대비 증가를 보인 것은 지난 4월 2.4% 이후 6개월 만이다. 중국 경기 침체와 현지 업체들의 저가공세를 딛고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다.

전월 대비로는 8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7월 바닥을 찍고 8월에는 14.2%, 9월 39.0%에 이어 10월에도 17.2% 성장률을 나타냈다.

특히 10월 판매실적은 중국 진출 이후 가장 많은 차를 판매했던 지난해의 월 평균 판매대수 14만7000여대를 1만대 가까이 상회하는 수치다.

이번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1~10월 누계 판매도 감소폭이 한 자리 수로 줄었다. 현대ㆍ기아차의 10월까지 중국 판매는 128만39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2만1650대보다 9.7% 감소했다. 연간 누계 실적의 전년대비 감소 폭은 1~8월과 1~9월 각각 11.3%와 11.4%로 두 자리 수였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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