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식단 비교해보니 질적으로 밀리는 한국군
日 주둔지별 명물요리 구성·해군은 ‘카레 페스티벌’ 특색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일본 자위대의 활동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국정부 동의’라는 단서가 있지만, 한반도에 파견될 가능성도 생겼다. 우리 군과 일본 자위대가 나란히 밥을 먹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자위대의 먹거리는 우리 군을 압도한다. 우리 군인들에게 군대 밥은 아직도 ‘잔반’이란 뜻의 ‘짬밥’이지만, 일본 자위대에게 군대 밥은 어엿한 한끼 식사다.

일본에서는 자위대를 대상으로 한 요리 잡지가 있을 정도로 군대 밥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일본 해상 자위대는 매주 금요일 카레를 먹고, 매년 카레 요리대전도 선보인다.

군인들은 에너지 소모가 많아 식단의 열량이 높다. 한국과 일본이 군대에 제공하는 하루 식단의 열량은 3000~3300㎉다.

하지만 단가는 다르다. 한국군의 일일식비는 1식 4찬에 6432원이다.

일본 자위대는 1식 3찬임에도 육군은 870엔(8200원), 공군 1025엔(약1만원), 해군 1073엔이다. 메뉴도 부대, 지역 특색 마다 다르다.

우리 군인들에게 군대 밥(왼쪽)은 아직도‘ 잔반’을 칭하는‘ 짬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일본 자위대는‘ 어엿한 한끼 식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서 부러움을 느끼게 한다

한국은 급양대 별로 한달 식단이 결정되지만 일본 자위대는 육해공 부대와 주둔지 별로 식단이 다르다. 특히 주둔한 지역의 명물 요리를 식단 또는 후식으로 제공한다. 후쿠오카 부대는 유명한 ‘돈코츠 라멘’을 먹고, 홋카이도 부대는 해산물을, 아오모리 주둔지는 딸기조림 등을 먹는 식이다. 해산물로 유명한 홋카이도 주둔지에서 초밥을 제공되기도 했다. 그래도 와규(和牛)와 같은 고급 고기는 식판에 오르지 못한다.

일본 자위대는 식단도 선택할 수 있다.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아침으로 양식과 일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일식은 밥과 된장국, 양식은 크림빵과 스프다. 반찬은 부대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소시지, 오믈렛, 야채조림 등이다.

매주 15일 전후로 각 주둔지 일원의 생일을 맞이해 피자나 돈까스 등의 특식도 등장한다. 생일 당사자 뿐 아니라 부대 일원 모두가 특식을 즐길 수 있다.

간식도 있다. 바나나, 사과, 초콜릿, 만두, 관동국수 등이 대표적이다. 체력 소모가 큰 해상자위대와 잠수함 부대는 나가사키 짬뽕과 라멘, 단팥죽 등 다양한 요리가 준비된다.

자위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뉴가 ‘해군카레’다.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시절 영국군을 모방했던 일본군은 스튜를 먹는 영국군 식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밥에 카레가루를 걸쭉한 스튜처럼 만들어 먹는 ‘카레라이스’를 탄생시켰다. 1890년대 일본 해군은 매주 토요일에 카레라이스를 먹었다.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요코스카(須賀)는 1880년대 처음 카레라이스를 개발해 해군 식단으로 정착시켰다. 이후 1999년 ‘카레도시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다양한 일본식 카레 요리를 선보였다. 레토르트 카레, 일본의 카레빵, 카레우동과 라멘 모두 옛 일본 해군이 즐기던 요리다. 요코스카에서는 매년 11월 각종 해군 카레와 카레요리를 선보이는 ‘카레 페스티벌’이 열린다.

해상자위대 중에서도 호위함 대원들은 특별 대접을 받는다. 바다로 나갈 경우 24시간 교대 근무를 서야 할 뿐만 아니라 식재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호위함 수병들의 식단은 하루 4식이다. 부페식으로 양을 조절해 먹을 수 있다. 호위함의 야식은 주로 면류나 볶음밥, 샌드위치, 단팥죽 등이다.

한편 일본 자위대에도 영내매점(PX)는 있다. 그런데 일반 편의점들이 입점하는 방식이다. 부대 별로 특이한 간식거리가 추가로 판매되기도 한다. 육상 자위대 PX에서만 판매되는 소보로 빵, 벚꽃 만두, 전차 센베이, 초콜릿과 치즈케이크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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