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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승우 지음, 예담)= 폐간된 문학 계간지 ‘소설과 사상’에 ‘독’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뒤, 1995년 ‘내 안에 또 누가 있나’로 출간됐다가 20년만에 원래 제목으로 재출간됐다. 대필작가 임순관의 일기 형식으로 전개되는 소설은 인간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악이 나쁜 사회에 퍼져 있는 독과 어떻게 화학작용을 일으켜 거대한 악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임순관은 자폐 성향의 34세 남자로 자서전을 자비출판해주는 출판사 ‘시민들’의 대필작가로 밥벌이를 한다. 모든 사회적 교류를 꺼리며 자신의 아파트에서 자신만의 시간감각대로 살아간다.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사람들만 골라 죽이는 연쇄살인사건, 아버지까지 살해한 사형수 손철희의 자서전 대필 계약, 신천지설계협의회라는 데서 보내온 화살 세 개가 그의 조용한 일상과 내면에 균열을 일으키며 그는 세상의 구원자로 변신한다. 지적인 문체와 정교한 플롯, 충격적 이야기 등 20년 뒤에 보는 소설이 더 현실감이 높다.

▶중국책(쑤수양 지음, 심규호 옮김, 민음사)=중국의 문명, 역사, 철학에서 예술, 생활, 경제까지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한 권에 담았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15개 언어로 번역됐을 정도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이래 중국을 이해하는 길잡이서로 읽힌다. 작가 쑤수양은 고금의 고전에서 새로운 고고학적, 과학적 연구 결과까지 섭렵해 12개 테마로 중국의 전모를 담았다. 저자는 세계 4대 문명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중국문명의 생명력을 ‘화’(和), 즉 조화로 제시한다. 광대한 대륙을 조화의 원리로 다스리며 소통, 융합해온 능력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4대 발명품 외에 중국에서 발견된 모든 것, 중국 미학이 지닌 비밀, 전쟁의 도덕적 표준으로 제시하는 ‘의’(義), 글자수가 너무 많고 뜻과 음이 고정되지 않아 정보화시대에 걸맞지 않다는 한자의 재인식 등 익숙하면서도 재대로 몰랐던 중국에 눈뜨는 경험을 선사한다.


▶판타스틱 과학 책장(이정모 외 지음, 북바이북)
=영화‘인터스텔라’‘그래비티’‘마션’등이 인기를 끌면서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과학저술가로 유명한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을 비롯한 이명현, 이한음, 조진호씨가 과학울렁증이 있는 이들을 위해 과학의 재미를 선사하는 입문서를 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과학책으로 알려진 ‘종의 기원’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은 없을까. 이정모씨는 ‘종의 기원’을 끝까지 읽는데 무려 23년이 걸렸다고 고백하면서 다른 방법으로 찰스 다윈에 접근하기를 권한다. 스티브 호킹의 ‘시간의 역사’,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처럼 유명하지만 좀처럼 읽어내기 어려운 책들에 다가가기 위한 독서법이 담겨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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