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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탄생 100주년, 代를 잇는 기업가정신]유영학 정몽구재단 이사장 “그 어떤 재단보다 진정성, 책임감 커”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어린 시절 그 누구보다 가난해 끼니보다도 배움에 굶주렸던 것에 한이 가득 서려 있었다. 기업을 일구는 동안에도 가난에 못 배우는 학생들이 눈에 밟혔던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취임 후 1976년 현대학원을 설립했다. 40년이 된 지금 현대학원은 2개의 중학교와 3개의 고등학교를 운영하며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는 요람으로 거듭났다. 

사진=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후학양성 정신은 대를 이어 지금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통해서도 구현되고 있다. 정 회장이 2007년부터 사재를 출연해 운영되기 시작한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은 2011년 정 회장 이름을 따 ‘정몽구재단’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정 회장은 이 시기 개인 기부최대 규모인 50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출연하며 재단에 힘을 보탰다.

내년이면 정몽구재단은 재단 발족 10년째, 명칭을 변경한 지 만 5년을 맞게 된다. 작년 3년 임기를 마치고 연임에 들어간 유영학<사진> 정몽구재단 이사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인재를 양성해달라고 당부한 설립자 정몽구 회장의 뜻을 따라 재단은 기초과학과 문화예술 분야 중심으로 장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참된 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해 농산어촌 학생들이 음악, 연극, 미술 등을 통해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특히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정몽구재단의 대표적인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온드림스쿨’은 초중고 및 대학생 대상 맞춤형 단계별 장학사업과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교육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총 7만2000여명의 학생들이 온드림스쿨에 참여해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얻었다.

짧은 역사지만 장학사업을 통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 작년 오스트리아 빈 기타 콩쿠르에서 우승자도 나왔고,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입단한 학생도 배출됐다. 또 기초과학 석박사 논문이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에 등록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사진=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이에 대해 CSR 관계자들은 정몽구재단이 갖는 차별적 요소들이 적절하게 조화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유 이사장도 “여타 재단과 달리 정몽구재단은 개인 사재로 설립된 독립 재단으로 설립자 이름을 담은 것은 더욱 사회공헌에 대한 진정성과 책임감을 다하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표현”이라며 “우리나라 대표적인 대규모 독립재단인 만큼 선도적, 모범적으로 이끌어 미국의 록펠러재단이나 카네기재단처럼 지속적으로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몽구재단의 비중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한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다문화 가정이나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희망진료센터가 앞서 정부 예산 지원이 끊겨 중단 위기였던 상황에 재단의 도움으로 서울대는 의료진을, 대한적십자사가 시설을 제공해 의료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후 정부 예산이 다시 책정될 때까지 2년간의 공백을 재단이 메웠다.

사진=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정몽구재단이 가장 호평받는 부분은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유 이사장은 “공익재단을 전공한 한 서울 사립대 교수가 정몽구재단에 대해 외국에서도 드문 케이스라고 인정했다”며 “설립자가 재단을 전적으로 맡겨 재단은 온전히 자율적,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신차 발표 행사에서 가볍게 인사하는 것 외에 정 회장을 따로 만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정 회장이 재단에 관여한 것은 미래인재 양성이란 큰 뜻을 전달한 것과 5차례 8500억원 상당의 사재를 출연한 것이 전부다. 


유 이사장은 “기업은 좋은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국가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 개인 재산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며 “이 같은 문화가 확산되면 기업인을 향한 국민 이미지도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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