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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 살아있다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SW산업’ 적극 개척했을 것”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25일은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태어난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대목에는 그림자처럼 정주영 회장의 이름 석 자가 등장한다. 1915년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 마을의 소작농 집안 8남매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한국 경제에 큰 획을 그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이끌며 부를 얻었지만 일생 “나는 부유한 노동자”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소박하고 겸손하게 살았다. 세계 최빈국이던 한국에서 자동차 산업, 조선업, 중공업, 건설업과 같은 중후장대형(重厚長大型) 산업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개인과 기업의 부를 뛰어넘어 국가와 사회를 생각하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정신으로 주변을 일깨웠다. 노년에 에어로빅으로 건강을 챙기고, 젊은이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기를 즐길 정도로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열린 인물이었다.

아산(峨山) 정주영 명예회장이 태어난 지 100년을 맞아 2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사진은 행사 참석자들이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 사진전을 관람하는 모습.
아산(峨山) 정주영 명예회장이 태어난 지 100년을 맞아 2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사진은 행사 참석자들이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 사진전을 관람하는 모습.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후암동 헤럴드 사옥에서 열린 ‘빛을 잃은 한국경제, 아산에게 길을 묻다’ 전문가 좌담회에서는 아산이 살아있었다면 사방이 절벽에 막힌 한국경제의 돌파구로 “소프트웨어(SW) 산업이나 레저, 관광, 서비스, 차세대 제조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개척해 미래 먹거리를 찾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이 자리에서 “히타치, GE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제조업 중심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가고 있는데 우린 못하고 있다”면서 “과거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와 같은 빠르게 뒤따르는 전략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걸 잘한 게 아산이었다. 소프트웨어, 레저, 관광, 서비스 분야로 가야 한다고 정 회장은 생각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건설업계가 ‘20세기 대역사’로 평가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 현장의 아산(1976년)
한국종합전시장(KOEX)에 전시된 포니2 모델과 선박 모형 앞에 서있는 아산(1980년대 초)
기아자동차 인수 후 화성공장을 방문한 아산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1999년)


아산은 불굴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으로 한국 경제를 이끈 선구자였다. 60~70년대 모두 안된다고 했던 자동차, 조선, 건설업과 같은 산업을 일으켰다. “시련은 있지만 실패는 없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아냈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내수 진작이 아닌) 수출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다”며 “정 회장 같은 분이 해외 나가서 신흥국들을 봤다면 미래 먹거리를 많이 찾았을 것”이라며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의 돌파구로 아산의 개척정신을 되새겼다. 

강릉 경포대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에서 직원들과 노래하고 있는 아산(1982년)


요즘 젊은이들에게 아산과 같은 도전정신을 찾아볼 수 없는건 과거와 다른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 원장은 “청년들의 도전정신 실종은 실패를 용서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이라며 “이제 사회 분위기도 세컨드 라운드(2회전)가 가능한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안 되는 걸 무조건하라는 건 기성세대로서 무책임하다”고 강조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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